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시청에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추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북권을 베드타운이 아닌 일자리 중심 경제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권역별 도시대개조 프로젝트 2탄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를 발표하며 "지역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업지역 면적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강북권은 11개 자치구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과 많은 인구를 자랑하지만 30년 이상의 노후주택 46%가 모여있다.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서북을 합쳐도 다른 권역보다 가장 작고, 지역내총생산(GRDP)은 최하위다.

다만 개발 가능성이 높은 노후주거지,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한 대규모 부지, 대학 인프라와 자연환경을 갖춰 잠재력이 높다.

오 시장은 "그동안 서울이라는 도시가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상업시설이 강남으로 편중되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결국 주택지 기능밖에 할 수 없었는데 그마저도 30년 이상 노후됐다. 소외됐던 강북의 전성시대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권이 50여년 간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 경제도시로 재탄생한다. /서울시

먼저 상계·중계·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를 신도시급으로 탈바꿈한다. 30년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며, 정비계획 입안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기획보다 사업기간을 약 1년 단축한다.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를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불가했던 65개 단지, 4만2000여 세대의 용적률을 1.2배 상향한다.

재개발 요건 중 노후도를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한다. 폭 6m 미만의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 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한다.

오 시장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었던, 재개발·재건축을 하고 싶은데 요건을 약간 갖추지 못했던 단지들도 그 대상에 편입되며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나아가는 기반이 만들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 30일 오전 11시 덕성여대 차미리사기념관 옥상에서 열린 북한산고도지구 현장을 찾은 모습. /서울시

아울러 강북지역에서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한다.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업시설 운영을 허용, 현재의 2~3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차량기지·터미널·공공유휴부지·역세권 등 대규모 유휴부지는 첨단산업 기업과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를 위해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를 도입한다. 일자리 기업 유치를 의무화하는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 종상향과 용적률 1.2배, 허용 용도 자율 제안, 공공기여 완화 등을 적용한다.

신내차량기지 일대는 주변의 중랑공영차고지 등과 통합 개발해 입체복합도시로 조성한다. 광운대 역세권은 신경제문화 전략거점으로 조성하며, 올해 건설 분야 대기업이 이곳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구 서울혁신파크 부지는 미디어 콘텐츠 중심의 서울 창조타운으로 재조성한다.

오세훈 시장은 "상업지역을 강남 수준으로 맞춰서 2~3배로 늘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직주 근접이 가능하다"며 "굳이 강남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일상 및 직장생활까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들의 지역이탈을 막는 안전장치도 만든다. 고려대·연세대·홍익대 등 6개 대학을 R&D캠퍼스로 선정, 용적률·높이 등 규모 제한을 완화하고 실질적인 혁신을 지원한다. /이동률 기자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들의 지역이탈을 막는 안전장치도 만든다. 고려대·연세대·홍익대 등 6개 대학을 R&D캠퍼스로 선정, 용적률·높이 등 규모 제한을 완화하고 실질적인 혁신을 지원한다. 광운대 역세권·북아현3구역 등에는 공공기숙사를 건립한다.

지상철도 지하화로 제2의 연트럴파크를 조성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에게 녹지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동부간선도로 상부공원화 사업 등으로 주민 누구나 20분 안에 숲·공원·하천에 다다를 수 있는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를 조성한다.

내년까지 자치구별로 1개 이상의 수변활력거점을 조성한다.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강북권역에 서울아레나, 권역별 시립도서관, 복합체육센터 등 다채로운 시설을 갖춘다.

오 시장은 "강남의 상업지역 면적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서둘러 진행시키겠다"며 "50년 동안의 규제를 풀어 강북 전성시대를 다시 만들어 내면서 경제발전의 기회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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