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 신도시급 변화…규제혁신·용적률 상향
상업지역 2~3배 확대, 일자리기업 적극 유치
서울 강북권이 50여년 간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 신(新) 경제도시로 재탄생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 30일 오전 11시 덕성여대 차미리사기념관 옥상에서 열린 북한산고도지구 현장을 찾은 모습. /서울시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 강북권이 50여년 간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 경제도시로 재탄생한다.
노후아파트 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업지역 총량제와 상관없이 상업시설을 유치·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권역별 도시대개조 프로젝트 2탄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를 발표했다.
강북권은 11개 자치구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과 많은 인구를 자랑한다. 하지만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과 서북을 합쳐도 다른 권역보다 가장 작고, 지역내총생산(GRDP)은 최하위다. 30년 이상의 노후주택 46%가 강북권에 모여있다.
다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개발 가능성이 높은 노후주거지와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한 대규모 부지를 갖고 있으며, 대학 등 풍부한 인프라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 강북권의 변화는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주거환경, 미래형 일자리, 감성문화공간이라는 대전제 아래 미래산업 집적지이자 활력 넘치는 일자리 경제도시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서울 강북권이 50여년 간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 신(新) 경제도시로 재탄생한다. /서울시 |
먼저 상계·중계·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를 신도시급으로 탈바꿈한다. 30년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게 하고, 정비계획 입안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기획보다 사업기간을 약 1년 단축한다.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를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불가했던 65개 단지, 4만2000여 세대의 용적률을 1.2배 상향한다.
재개발 요건 중 노후도를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한다. 폭 6m 미만의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 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한다.
높이 제한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연경관·고도지구를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까지,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까지 높인다.
서울 강북권이 50여년 간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 신(新) 경제도시로 재탄생한다. /서울시 |
아울러 강북지역에서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한다.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업시설 운영을 허용, 현재의 2~3배까지 확대해 강남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유휴부지는 첨단산업 기업과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를 위해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를 도입한다. 화이트사이트는 기존 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원하는 용도·규모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적용대상은 강북권 내 대규모 공공·민간개발 부지로, 차량기지·터미널·공공유휴부지·역세권 등이다. 해당 지역에 일자리 기업 유치를 의무화하는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 종상향과 용적률 1.2배, 허용 용도 자율 제안, 공공기여 완화 등을 적용한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거불편·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들의 지역이탈을 막는 안전장치도 만든다. 강북 지역은 서울 종합대학의 83%, 대학생 41만여명이 밀집해있다.
고려대·연세대·홍익대 등 6개 대학을 R&D캠퍼스로 선정, 용적률·높이 등 규모 제한을 완화하고 실질적인 혁신을 지원한다. 광운대 역세권·북아현3구역 등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공유하는 공공기숙사를 건립한다.
지상철도 지하화로 제2의 연트럴파크를 조성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에게 녹지와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방안도 확대한다.
서울 강북권이 50여년 간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 신(新) 경제도시로 재탄생한다. /서울시 |
동부간선도로 상부공원화 사업 등으로 주민 누구나 20분 안에 숲·공원·하천에 다다를 수 있는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를 조성한다. 경의선숲길 보행네트워크, 백련근린공원 힐링공간 재조성 등도 추진한다.
내년까지 자치구별로 1개 이상의 수변활력거점을 조성한다. 현재 조성된 홍제천 수변테라스에 이어 불광천·정릉천·중랑천·우이천 등 걸어서 만날 수 있는 수변감성공간 14개를 추가 조성한다.
또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강북권역에 서울아레나, 권역별 시립도서관, 복합체육센터 등 다채로운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강북권은 지난 50년간 도시발전에서 소외됐다"며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경제가 살아나고 활력이 넘치는 신경제도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견인하는 강북권으로 재탄생하도록 파격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폭넓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