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대사상가 최한기 역작 '통경' 발견
입력: 2024.03.25 14:47 / 수정: 2024.03.25 14:47

한국학중앙연구원 발견 보고 발표회 개최

조선 후기 대학자 최한기(1803-1876)의 대표적 저서 통경(通經)이 발견됐다./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조선 후기 대학자 최한기(1803-1876)의 대표적 저서 '통경'(通經)이 발견됐다./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조선 후기 대사상가 혜강 최한기(1803-1876)의 대표적 저서 '통경'(通經)이 발견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26일 오전 10시 '최한기의 잊혔던 저서 통경 발견 보고 발표회' 웨비나를 개최한다.

한중연 장서각 서각 고문서 연구실은 최근 부여 함양 박씨 고문헌 자료 속에서 '통경'을 찾아냈다. 최한기는 유교문명과 서구문명의 통합을 구상한 조선 후기의 대학자로 1000권 이상의 저술 중 일부만 전해 내려온다.

발견된 '통경'은 모두 20책 52권 규모다. 유학의 주역 등 '십삼경'(十三經)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주석한 저술이다. 조선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최한기의 역작으로 꼽힌다.

이날 웨비나에서 발표를 맡은 이창일 한중연 책임연구원은 '통경'이 최한기가 28세 무렵에 저술한 초기작으로 추정한다. 이 연구원은 "당시 '십삼경'을 새롭게 해석해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려고 했던 십삼경 패러다임의 구체적이고 유일한 성과"라며 "유교 문명의 보편적 세계문명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길’이라, 향후 유교의 현대적 이해에 주목되는 측면" 이라고 평가한다.

영어 발표를 맡은 장원석 한중연 책임 연구원은 "최한기는 개화·수구의 이분법이 아닌 유학 전통의 연속성 위에서 시대에 맞춰 과감히 개혁한 조선 문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자"라고 정의했다. '통경'은 그의 철학이 개화파의 선구라는 학계 통념보다 훨씬 전통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봤다. 최한기가 "세상의 경전 연구자는 왜 옛것을 탐구하는데 그치는가. 경전을 마음에 터득해 반드시 현실에 맞게 실천해야한다"며 현실에 뒤떨어진 동시대 지식인을 비판한 배경이기도 하다. 유학경전은 신뢰할 수 있으나 시대의 요구에 맞춰 변혁돼야한다고 이해한 것이다.

웨비나는 한국어 세션과 영어 세션으로 이어진다. 각각 한양대 김용헌 교수와 한국철학 전문가인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대학 도널드 베이커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베이커 교수는 "최한기의 '통경'에 전개된 해석학은 그가 조선시대 가장 창의적인 철학자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책의 발견은 그의 철학과 근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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