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공방…서로 "정치적 접근" 비판
서울시의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수주째 장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왼쪽부터)이 1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중교통 정기권 합동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시의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몇주째 장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월 6만원대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으로, 올 1월 23일 판매 시작 이후 지난달 25일까지 46만장 판매됐다.
다만 수도권 생활권으로 묶여있는 인접 지자체의 참여는 저조해 서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수도권 주민들은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오세훈 시장이 경기도 차원에서 기초지자체의 참여를 돕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내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반박하면서 공방이 본격화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1일 제322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저희가 서울시 예산까지 써가면서 해주겠다고 공표를 했는데, 경기도는 한푼도 댈 수 없으니 기초지자체에서 돈이 있으면 들어가라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경기도에서 안 도와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즉각 반박했다. 이튿날 김상수 교통국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오 시장은 경기도가 도와주지 않아 도내 각 시군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도내 31개 시군의 교통환경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지난달 23일 시정질문에서 "경기도 차원에서 (기후동행카드 참여) 지원을 안한다고 분명히 해버렸기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기초자치단체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며 "경기도민의 기후동행카드에 사용을 위해 시가 재정부담을 더 많이 하겠다고 하는데도 경기도가 거부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수주째 장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1월 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 기후동행카드 이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해인 기자 |
이후 경기도는 지난달 28일 김상수 교통국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의 예산 지원과 관련해 경기도는 어떤 협의도 한 바 없다"며 "각자 지역 여건에 따라 지역에 맞는 교통정책을 추진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제와서 서울시 정책 참여를 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다음날 브리핑을 열고 "경기도가 오직 더경기패스만 고집하는 건 결국 경기도민의 선택권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던 장외 설전은 이달 중순 재점화됐다.
김 지사는 11일 경기언론인클럽 경기도지사 초청 토론회에서 "오 시장이 이 문제를 대단히 착각하는 것 같다. 정치적인 제스처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나서서 그런 얘기를 할 가치조차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이튿날 페이스북에 "어제 경기지사의 발언을 보니 기후동행카드와 더경기패스를 정치 문제로 바라보는 듯하다"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교통 문제가 정치공방의 소재로 다룰 일인가"라고 되받아쳤다.
오 시장에게 기후동행카드는 시정 구상의 핵심축 중 하나다. 올 신년사에서도 "첨단 교통 인프라를 활용해서 서울 안팎이 입체적으로 연결되는 미래 교통도시로 도약시키겠다"며 "기후동행카드는 인천, 김포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많은 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하반기에 확대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도지사도 비슷한 상황에서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 아래 정책 경쟁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11일 경기언론인클럽 경기도지사 초청 토론회에서는 "올해 5월 시행하는 경기도 교통카드 더경기패스가 서울시의 기후통행카드보다 우월한 효과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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