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는 나이가 없다…시니어모델의 '행복 런웨이'
입력: 2024.03.16 00:00 / 수정: 2024.03.16 00:00

성동구 양성교육 수료 전재희·박은숙 씨 인터뷰
"나 자신을 위해 산 적 없었는데…자신감 생겨"


서울 성동구 1기 시니어 모델 양성교육 과정을 수료한 전재희(66, 오른쪽)·박은숙(64, 왼쪽) 씨가 지난해 11월 29일 런웨이 패션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동구
서울 성동구 1기 시니어 모델 양성교육 과정을 수료한 전재희(66, 오른쪽)·박은숙(64, 왼쪽) 씨가 지난해 11월 29일 런웨이 패션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동구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앞으로의 꿈도 있어요. 정식 시니어모델 자격증을 따려고 합니다."

지난해 서울 성동구 1기 시니어 모델 양성교육 과정을 수료한 전재희(66) 씨는 "워킹부터 자세, 인상, 눈·얼굴 표정까지 잘 알려줘서 즐겁게 배웠다"며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와 성동구립 노인복지관, 시니어패션모델협회가 협력해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진행하는 사업이다. 바른자세 기초 트레이닝, 워킹 및 포즈, 턴, 시선처리 등 이론·실기과정으로 구성된다.

전씨는 약 2년째 사근동에 위치한 어르신 전용 댄스장 '청춘클럽' 등에서 노래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경험 덕분에 무대공포증은 없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런웨이 패션쇼 행사다. 봉제공장, 동대문 옷장사, 패션디자인 등 20년 이상 패션업계에서 근무하며 가슴 속에 꿈어왔던 패션모델의 꿈을 이루게 된 순간이었다.

그는 "아내와 아들, 딸이 와서 멋있다고 하니 어깨가 올라가고 힐링이 됐다"며 "(모델들도) 다들 자신감이 생겨서 서로 잘했다고 칭찬해줬다"고 회상했다.

올해는 시니어모델 자격증반에 등록했다. 앞으로도 시니어모델로서 무대 위에 서는 것이 그의 새로운 목표다.

서울 성동구 1기 시니어 모델 양성교육 과정을 수료한 전재희(66) 씨가 동료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서울 성동구 1기 시니어 모델 양성교육 과정을 수료한 전재희(66) 씨가 동료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밝은 성격으로 남들 앞에 서는 일에 두려움이 없었다는 박은숙(64) 씨는 친구의 권유로 함께 시니어모델 교육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자세교육을 받으며 오른쪽 어깨가 내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벽에 등을 기대 바른 자세를 잡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숨은키 13㎜를 되찾았다고 한다.

박씨는 "여태껏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잘 살았던 것 같은데 돌아보니 나 자신을 위해 살았던 적은 없던 것 같다"며 "런웨이를 걸으며 너무 행복했다. 이게 정말 나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끔은 길거리를 걷다 가게에서 음악이 나오면 리듬에 맞춰 걷기도 하고, 보도블럭 선에 맞춰 바른 자세를 잡고 걷기도 한다"며 "'나 모델이지'라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니어 전문모델을 비롯해 어떤 무대든 한번 더 서보는 것이 꿈이다. 동기들과 자원봉사를 통해 사회에 보답하는 것도 또다른 목표다.

아울러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자신과 같은 행복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는 이달 11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2기 교육생 30명을 모집 중이다. 성별이나 체형 등에 상관없이 60세 이상의 구민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교육은 5월 31일부터 11월까지 25회 과정으로 구성되며, 이후 런웨이 패션쇼 행사를 통해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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