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결사위 "한국 정부, 화물연대 결사의 자유 보장하라" 권고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동자들이 2022년 12월 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총력투쟁 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국제노동기구(ILO)는 2022년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결사의 자유 협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진정에 대해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ILO는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350차 이사회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이 제기한 진정 사건과 관련해 ILO 산하 '결사의 자유 위원회'(결사위) 권고안을 채택했다.
결사위는 노사 단체나 다른 나라 정부가 해당 정부의 결사의 자유 위반에 대한 진정을 제기한 경우 이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대한 권고안을 ILO 이사회에 제출한다.
화물연대는 2022년 11월 24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고, 정부는 29일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 화물연대는 12월 9일 총파업을 종료했으며, 이후 업무개시명령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개시 등 정부 대응이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인 87호와 98호를 위반했다며 국제노동단체와 함께 진정을 냈었다.
약 1년 4개월 만에 발표된 권고안에서 결사위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조치에 대해 의견 표명과 함께 5개 사항을 권고했다.
권고안은 "화물기사와 같은 자영업 근로자(self-employed workers)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가 그들의 이익을 증진·방어할 목적으로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의 원칙을 충분히 누리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파업 참가자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합원에게 운송업체들이 내리는 보복성 조치나 반노조 성향의 차별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절한 제재를 정부가 내려줄 것도 포함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관련 브리핑에서 "결사위는 노사단체 등의 진정 제기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고안을 채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사위 권고에서는 우리 정부의 ILO 협약 위반을 언급한 내용은 없다"며 "아울러 결사위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직접적인 제재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정부는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을 비준하는 등 결사의 자유를 보다 두텁게 보장해 왔다"면서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해서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국민의 일상생활 및 경제·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하고도 정당한 조치였다는 점을 결사위에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권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사실관계 및 정부 조치의 정당성에 대해 ILO에 적극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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