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하 대한의사협회 조직강화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전공의들 집단사직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고발당한 박명하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이 14일 경찰에 재출석했다. 지난 12일 조사에 이어 이틀 만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41분께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박 위원장은 "이틀 전에 이어 오늘도 소환됐다"며 "5명이 수사받는 상황이고 대부분 기소될 것 같다. 소신을 꺾지 않고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은 전공의들의 사직을 교사하지 않았냐고 집요하게 계속 물었고 저는 그들의 개별적·자발적 사직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저는 없다고 본다"며 "2000명 이상이 어떻게 그렇게 일시에 사직할 수 있었겠냐고 물어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 분위기를 두고는 "교수들은 제자들이 다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항상 말했다"며 "(제자들이) 법적인 처분을 받게 되면 당장 나오는 등 교수들 사직 운동이 벌어질 것을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윤석 기자 |
경찰은 이날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도 진행했다. 주 홍보위원장도 포렌식 참관을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주 홍보위원장은 과거 음주운전을 했다가 사망사고를 낸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메시지를 공격하기 위해 메신저를 공격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면서도 "그런데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제 죄책감을 이번 기회에 말씀드리게 됐다.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 홍보위원장은 지난 2016년 3월13일 서울 강남구에서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를 추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남성이 머리를 다쳐 숨졌다.
다만 전공의들 집단사직을 교사·방조한 혐의는 여전히 부인했다. 주 홍보위원장은 "확실한 증거물이 있으면 이렇게까지 끌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며 "무리한 수사라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8일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 및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지난 6일 주 홍보위원장을 소환 조사한 뒤, 지난 9일에는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후 지난 12일 박 위원장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을 불러 10시간 넘는 조사를 진행했다. 오는 15일에는 김 위원장도 추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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