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시민 아이디어 공모
좌석 재배치·약자 배려 유니버셜 디자인 제안
서울연구원은 올 1월 22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시민과 함께하는 서울버스 서비스 개선방안 공모전'을 진행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세무서, 서울백병원' 정류소(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저상버스 좌석 재배치, 문 개폐 신호등, 블루투스 하차벨 앱.
서울시민들이 버스 서비스 향상을 위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다.
13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22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서울버스 서비스 개선방안 공모를 진행, 수상작 19편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에서 저상버스 혼잡 완화 대책부터 사회적 약자 배려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특히 대학생들이 내놓은 톡톡 튀는 발상이 돋보였다.
김윤현(19) 씨는 블루투스 기반 하차벨 앱 '블루링크'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블루투스 기반 서비스로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휴대전화로 손쉽게 하차벨을 누를 수 있는 서비스다. 움직이는 버스 안에서 멀리 있는 하차벨을 누르기 쉽지 않고, 특히 교통약자들은 더욱 불편함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김씨는 "버스 내 공공 와이파이에 연결해야만 블루투스 하차벨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서비스 악용 우려를 해결할 수 있다"며 "앱에서 교통법규 퀴즈를 풀면 포인트를 적립해 기프티콘으로 교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교통안전법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윤현(19) 씨는 블루투스 기반 하차벨 앱 '블루링크'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앱 구현 모습. /본인 제공 |
버스와 정류장에 청각·시각 장애인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버스 중간부에 행선기를 추가 설치하고, 문 개폐를 알리는 신호등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입석 승객이 많거나 시야가 가려질 경우 하차 타이밍을 놓칠 수 있고, 갑자기 문이 열리거나 닫히면 안전 상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버스 도착 정보를 알기 어려운 시각 장애인을 위해 정류장 기둥에 음성 안내 점자버튼을 설치한다. 버스 안에서는 정류장 도착 정보를 주변 건물과 함께 음성으로 안내한다.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권민지(21) 씨는 "청각·시각 장애인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정보를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며 "일반 승객들에게 교통약자를 위한 환경과 배려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환석(24) 씨는 '혼잡한 저상버스에서의 새로운 좌석 배치 제안'을 주제로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개선 전후를 비교한 시뮬레이션. /본인 제공 |
정환석(24) 씨는 혼잡한 저상버스에 새로운 좌석 배치를 제안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좌석 배치를 전철과 유사한 형태로 재배치하고, 후면부 공간에 바닥판을 덧대 높이 차이를 개선해 입석 공간을 더 넓게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내년까지 경사가 급하거나 도로폭이 좁은 노선을 제외한 전 노선에 버상버스를 100%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면부만 저상이고 후면부는 설비 등으로 높이차이가 큰 형태다.
또한 저상버스를 탄 입석 승객들이 바닥이 평평한 전면부로 몰리게 돼 결국 고상버스보다 혼잡도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운전자의 시야 방해, 급정거 시 압사사고 위험, 차량 내구성 악영향 등도 문제다.
정씨는 "배치 변경만으로도 차내 혼잡도 감소, 수송용량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기존 저상버스가 후면부로 드나들기 어려웠던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좌석수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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