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실현"…서울 도심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목소리
입력: 2024.03.08 19:11 / 수정: 2024.03.08 19:11

제116회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3.8여성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민주노총 세계여성의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위해 대학로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3.8여성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민주노총 세계여성의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위해 대학로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116번째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여성노동권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동계를 비롯해 교육계와 시민단체 등은 성평등 가치 실현을 위한 기념 행사를 열었다.

◆ 노동계 "116년 지났지만 차별과 억압 여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2024년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2000명이 참석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반여성적이고 반노동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별임금격차 해소, 평등한 돌봄, 여성노동권 쟁취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여전히 여성들은 거리에서 차별과 억압에 맞서며 평등의 봄을 앞당기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 임금 격차, 성별 기반 폭력, 직장 내 성희롱, 유리천장, 성별분업, 채용차별과 경력 단절 등은 여성 노동자가 일터에서 매일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오후 2시 중구 한빛광장에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성평등 노동시장 실현과 여성노동권 강화를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죽어 나가야만 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이후 1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그러나 가부장적 문화의 인식은 여전하고 가사와 돌봄, 심지어 가족의 생계까지 짊어지는 여성에게는 유독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산으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29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한다. 지수는 일하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 남녀 고등교육·소득격차, 여성의 노동 참여율 등의 지표를 반영한다. 지수가 낮을수록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으로 한국은 12년 연속으로 꼴지에 올랐다.

김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제공
김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제공

◆ 이대 총장 "미래를 위해 여성에 투자해야"

김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 ‘여성과 소녀에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세 가지 이유’라는 연설을 통해 "여성과 소녀의 성평등과 역량강화를 달성하는 것은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1960년대 초 전쟁 직후 경제 능력이 파괴된 한국사회에서 어린 소녀들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공장에서 일한 덕분에 한국은 경제 도약의 꿈을 이루었다"며 "여성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며 확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을 교육하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힘"이라며 "여성 교육의 씨앗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이 유엔이 정한 ‘여성의 날’이라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여성과 소녀들을 위해 할 일이 있으며, 여성의 문제는 특정 지역에 제한된 것이 아닌, 아직도 훨씬 세계적이고 보편적이며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 시민사회단체 '각양각색' 행사도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오전 11시30분 중구 청계광장에서 '제39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여성재단, 한국여성의전화 등 20여개의 시민 단체가 다양한 행사부스를 통해 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기념했다.

노회찬재단은 여성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뜻하는 장미를 나눠줬다. 캐나다, 독일 등 7개 국가의 외교관은 '성평등을 지지하는 외교관들' 부스를 운영하며 각국의 성평등 정책을 알렸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성들이 원하는 성평등 공약을 메모지에 적는 행사를 열었다. 여성들은 '가해자를 감옥으로 보내는 정책', '출산의 권고사직', '스토커 처벌 강화' 등을 적어 붙였다.

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섬유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거리에 나선 것에서 시작됐다. 유엔이 1977년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hya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