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업지역 용적률 최대 400%까지 상향에 희비교차
낙후 지역으로 대표되는 서남권 준공업 지역을 해체해 직·주·락이 어우러진 도시로 탈바꿈하는 오세훈 시장의 서남권 대개조를 놓고 자치구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오 시장이 2월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대개조' 추진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낙후 지역으로 대표되는 서남권 준공업 지역을 해체해 직·주·락이 어우러진 도시로 탈바꿈하는 오세훈 시장의 서남권 대개조를 놓고 자치구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준공업 지역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영등포구와 벤처창업거점공간 조성 사업을 역점으로 추진하는 관악구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대표적인 김포공항 소음피해지역인 양천구는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27일 도시 대개조 1탄으로 서남권 대개조 계획을 발표했다.
영등포·구로·금천·강서·양천·관악·동작구 등 7개 자치구내 준공업지역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최대 400%까지 완화하는 내용이 뼈대다.
용적률 완화에 더해 현행 제도로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공동주택 밀집 지역은 안전진단 면제 등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포함한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수립해 신주거단지를 조성한다.
다세대·다가구 등 개발 소외지역는 정비사업이 확산되도록 지원하고 녹지·수변공간이 어우러진 문화·여가시설도 조성한다.
서울 자치구 중 준공업지역이 2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영등포구는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산업과 일자리의 기반이 약해진 현재의 준공업지역은 비공업 목적으로 이용되는 면적이 77%로 준공업지역 지정취지가 퇴색된 지 오래다. 일제강점기부터 구획돼 100년 이상 지나 준공업지 내 건축물과 기반시설의 노후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서남권 대개조에 따라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 건립 때 최고 400%까지 용적률을 상향할 수 있는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는 개정을 완료한다.
조례가 개정되면 문래동과 양평동에 예정된 공동주택 재건축 사업에서 용적률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면서 충분한 녹지와 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더해진 직주근접의 주거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낙후 지역으로 대표되는 서남권 준공업 지역을 해체해 직·주·락이 어우러진 도시로 탈바꿈하는 오세훈 시장의 서남권 대개조를 놓고 자치구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관악S밸리 벤처창업 거점공간 조감도. /관악구 |
관악구는 저층 주거지 환경 개선을 위한 '모아주택' 사업이 탄력을 받는다는 점에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현재 모아타운 대상지 81곳 중 30곳이 서남권에 밀집했고 이중 관악구에 위치한 모아타운 사업지는 4곳이다.
구에서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관악S밸리 벤처창업거점공간 사업이 이번 계획에 포함된 점도 청신호다.
세제감면과 금융지원 등을 통한 자생적 창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서울대, 낙성벤처밸리 인근에 관악S밸리 벤처창업 거점을 조성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일대를 테헤란로와 G밸리를 잇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관악구 관계자는 "이번 서남권 대개조를 통해 우리 구의 역점사업이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공항소음피해지역인 양천구는 반발했다.
서남권 대개조에는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0㎞ 이내로 제한된 김포공항 국제선 전세편 운영 규정을 300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는 서울 내 김포공항소음대책지역 세대수의 약 70%를 차지한다. 거리제한 규정이 완화될 경우 국제선 노선이 증가하고 대형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증가해 소음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들이 떠안게 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양천구 공항소음피해지역 4만30세대 8만9726명을 대상으로 청력검사를 진행한 결과 520명이 청력 이상증세로 기본검사를 받았다. 이 중 69명이 정밀검사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50명이 '청각장애 진단 판정'을 받았다.
낙후 지역으로 대표되는 서남권 준공업 지역을 해체해 직·주·락이 어우러진 도시로 탈바꿈하는 오세훈 시장의 서남권 대개조를 놓고 자치구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양천구 김포공항 소음대책지역인 신월동에서 낮게 비행중인 항공기 모습. /양천구 |
구는 홍콩, 광저우 등 국제선 증편에 따른 주민 소음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보고 국토부와 시에 피해 지원 대책 수립을 강력히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자치구들은 크게 관련된 사업이 없는 만큼 관망하는 분위기다.
금천구 관계자는 "금천공군부대를 국토부에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신청했는데 결과가 아직 안 나와서 발표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작구 관계자는 "국립현충원을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는 내용밖에 우리 구와 관련된 사업이 없다"며 "국가보훈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라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항소음피해 지역인 강서구 관계자도 "공식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