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범에 손 대면 불법…사법권 없는 지하철 보안관 '비애'
입력: 2024.03.02 00:00 / 수정: 2024.03.02 00:00

범죄건수 2019년 2755건→2023년 3546건
모든 유형 증가세…"체포권 없어 대응 한계"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지하철보안관이 2인 1조로 순찰을 돌고 있다. /뉴시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지하철보안관이 2인 1조로 순찰을 돌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한 범죄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계속 증가세다.

현실적으로 경찰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하철 보안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해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있다.

2일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이 집계한 서울 지하철 내 범죄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 지하철 범죄 발생 수는 2019년 2755건에서 지난해 3546건으로 28.7%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과 2021년은 각각 2673건, 2619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 3378건, 지난해 3546건으로 팬데믹 이전보다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전체 승객수가 크게 줄었지만 범죄건수 감소폭은 미미했다. 이후에도 승객수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적은 수준이지만 범죄는 늘어났다.

서울 지하철 1~8호선 승하차 인원은 2019년 35억3950만5000명에서 2020년 25억6447만9000명, 2021년 25억8188만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2년 28억3543만명, 지난해 30억9635만명을 기록했다.

유형별로 모든 범죄가 증가세다. 성범죄는 2020년 874건에서 2021년 972건, 2022년 1218건, 지난해 1230건으로 늘었다. 절도는 2019년 694건에서 지난해 885건으로, 점유이탈물횡령도 855건에서 1431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범죄건수 증가뿐만 아니라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범죄 발생으로 불안감이 커졌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능형 CCTV 추가 설치, 역 직원의 안전 장비 개선 등 대책을 시행했지만 한계는 있었다.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한 각종 범죄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한 각종 범죄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이에 범죄 사전 예방 및 억제, 즉각적이고 강력한 사후대처를 위해 지하철보안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하철보안관은 안전보호장비를 갖추고 열차에 탑승, 이상행동을 감지하면 즉시 제지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신분증 요구나 체포 등 권한은 없어 범죄가 발생해도 신속한 대응이 사실상 어렵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2011년 지하철보안관 도입 이후 사법권 부여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 법률개정을 수차례 건의해왔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미 지하철경찰대가 범죄예방을 담당하고 있어 업무가 중복되고,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신당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시 이를 제안했지만 관련 입법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오 시장은 2022년 9월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 60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을 더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10년 이상 논의만 이어져 온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철도안전법 위반 행위자에 대한 단속 및 수사를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법경찰직무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상정조차 되지 못했고, 4월 총선 이후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법 개정을 위한 절차를 처음부터 밟아야 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공사 직원의 사법권 부재로 신분 확인 및 증거 확보 등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와 무질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지하철 보안관 사법권 부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h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