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직자 '윈윈' 서울 우먼업 프로젝트
"출산 이후 업무몰입도 높아…올해도 채용"
오세훈 서울시장 지난해 7월 3일 오후 2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리는 '일하는 여성의 새로운 출발과 희망 이야기' 토크콘서트에 참여해 "경력보유여성을 위한 취업사관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워킹맘들이 오히려 출산 이후 업무 몰입도가 더 높아져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빅데이터 컨설팅 스타트업 '엔클'의 유윤희(39) 대표는 데이터·정책연구 업계에서 약 15년간 일했고 현재 3년째 회사를 운영하는 워킹맘이다.
그는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력단절여성 지원 정책 '서울 우먼업 프로젝트'에 참여해 워킹맘 인턴 1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채용사이트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힘들었는데, 유능한 지원자들이 매칭되고 인건비도 지원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회사는 경력단절여성에 선입견을 갖지않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책임감 등을 갖춘 사람을 우선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유 대표는 "OJT 프로그램을 편성해 업무, 관련도서 등을 주제로 발표하도록 했다"며 "인턴도 체계적인 회사의 프로세스에 좋은 인상을 받았고 많은 업무를 배웠다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엔클의 공식 업무시간은 하루 7시간이다. 추가 업무가 있더라도 오후 6시 30분 이후로는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임신·출산으로 결원이 생기면 즉시 인원을 보충해 공백에 대비한다.
유 대표는 "올해도 (서울 우먼업 프로젝트에)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지난해 빅데이터·연구 분야 지원자가 적어 아쉬웠다고 한다. 다양한 직종에 대한 홍보가 강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력단절여성 지원 정책 '서울 우먼업 프로젝트' 참여 기업 '엔클' 대표 유윤희(39) 씨. /본인 제공 |
정빛나리(38) 씨는 첫째 아이 출산 뒤 우먼업 프로젝트를 통해 정규직 재취업에 성공했다. 둘째 아이 출산 후 육아휴직을 잘 마무리하고 복직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뒤 약 9년간 비영리법인 등에서 총무·회계 업무를 담당했다. 결혼 후 2021년 첫째 아이를 출산하며 일을 그만두게 됐다.
정씨는 "임신했는데 양수가 부족해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누워만 있어야 했다. 임신을 하니 몸이 안 좋아셔서 (계속 일 하기엔) 무리가 됐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육아에 전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해 우먼업프로젝트에서 구직지원금을 지원받았고,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쳐 뮤지컬 제작회사 '전천당 뮤지컬'에 총무 분야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가 자주 아파 눈치가 보였지만 대표가 "걱정하지 말라"며 배려해줬다고 한다.
어린이집 등하원을 위한 근무시간도 조정해줬다. 기본 근무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6시 근무인데,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도록 퇴근시간을 30분 앞당겨줬다.
그는 "병원 오픈시간에 맞춰가도 사람이 많아 늦는 경우가 많은데, 말씀을 드리면 병원에 천천히 잘 다녀오라고 하신다"며 "최근 둘째를 가진 사실을 알자마자 말씀드렸는데 먼저 육아휴직 얘기를 꺼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워킹맘이 마음 편하게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우먼업 프로젝트는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로, 임신·출산·육아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3040 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구직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최대 90만원의 구직지원금, 3개월간 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고용장려금 등 3종 세트로 구성된다.
올해는 구직지원금 대상자 선정 시 자녀수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는 등 양육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구직지원금 신청 뒤 시 여성인력개발기관에 등록하면 상담사와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맞춤형 구직활동 서비스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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