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병원 떠난 전공의 "집단행동 반대하면 프락치 낙인"
입력: 2024.02.22 12:27 / 수정: 2024.02.22 12:27

블라인드에 글 작성…"의료 위기는 개원의-종합병원 의사 봉급 차이 때문"

22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는 전공의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전공의들. 기사 내용과 무관 /박헌우 기자
22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는 전공의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전공의들. 기사 내용과 무관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사흘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을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전공의라고 밝힌 인물이 파업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22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는 전공의의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자신을 바이탈과 전공의라고 소개하며 "의사 인증하는 것이 복잡해서 인증하지 않았다. 믿지 않을 사람은 믿지 않아도 좋다. 근무 병원이 공개되면 나를 찾아낼까봐 비공개로 하겠다"고 했다. 바이탈과는 흉부외과와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과를 의미한다.

A 씨는 "현재 전공의들의 분위기는 10%의 초강경파들이 주도를 하고 30%의 강경파, 강경파는 아니지만 파업에 찬성하는 30%, 단순히 일하기 싫었는데 잘 됐다고 생각하는 30% 정도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같이 파업에 반대하는 사람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위기가 워낙 강경해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파업에 강제 참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도 토로했다. A 씨는 "혼자 (파업에) 반대하면 엄청 욕먹을 분위기"라며 "커뮤니티에서 반대 의견을 말하면 공무원이 염탐하러 왔다고 한다. 프락치 등으로 낙인을 찍고 별의별 욕을 다 먹는다. 오프라인에서도 말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A 씨는 "파업에 반대한다"며 "대한민국 의료의 위기가 온 이유는 수가나 당연지정제 문제 뿐 아니라 필수과, 지방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종합병원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원의들과 교수들의 봉급이 3배 이상으로 벌어졌다"며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지며 더 힘든 일을 하는 교수는 더 이상 젊은 의사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다. 있던 교수들도 떠나고 있고 특히 지방과 기피과 의사는 수 자체도 적어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봉급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실비 보험 때문"이라며 "실비 보험이 보편화 되면서 비급여 시장이 커졌다. 개원가에서 비급여 끼워팔기, 도수 치료 등으로 인해 호황을 맞이했다. 이같은 행태는 환자를 속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A 씨는 이어진 글에서도 "어떤 사람은 미용 등을 통해 돈을 벌고 싶어서 파업을 하겠지만, 전공의들이 파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와 여론에 대한 적개심 때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0시 기준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71.2%에 해당하는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근무 이탈자는 전공의의 63.1%인 7813명으로 집계됐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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