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넥쏘 보조금 3250만원, 사실상 반값
등록 수소차 3110대…내년까지 3곳 확충 계획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수소충전소에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친환경 차량인 수소차를 구입하면 보조금 3250만원을 지원하는 등 보급 확대에 나섰다. 다만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 수소차 충전소는 오곡, 강동, 광진, 국회, 마곡, 상암, 서소문청사, 양재, 도봉, 여의도 등 10곳이다.
수소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어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 운행 중 물 이외의 다른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아 공기정화 기능까지 갖췄다. 이에 시는 수소차 보급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약 7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 중형 SUV 넥쏘를 구입하면 대당 시비와 국비를 합쳐 3250만원을 지원한다. 개별소비세 400만원, 지방교육세 120만원, 취득세 140만원 등 최대 660만원의 세액을 감면해준다.
이렇게 보급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시에 등록된 수소차는 2019년 597대, 2021년 2436대, 지난해 3110대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충전소는 2019년 1대, 2020년 3대를 거쳐 지난해 10대까지 늘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더팩트> 취재진이 16일 오전 10시쯤 방문한 서울 중구 서소문청사수소충전소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오후 2시부터 운영을 시작한다는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유일한 수소충전소지만 오전 시간대는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발걸음을 옮겨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수소충전소에 도착했다. 차량 3~4대가 줄을 서 대기하고 있었다.
충전소 관계자 A씨는 "항상 대기가 심한 건 아니지만, 갑자기 차량들이 몰려올 때는 계속 기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청사수소충전소의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운영시간 안내판이 붙어있다. /김해인 기자 |
순서를 기다리던 수소차 운전자 김모 씨는 "전에는 30분 넘게 대기한 적도 있다"며 "충전소가 별로 없으니까 차가 꺼질까봐 항상 불안하다.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런 지적은 온라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각종 SNS에는 '저 돈(보조금 혜택)보다 충전시간 낭비가 더할 것 같다', '근무 지역에 충전소가 있는데 갈 때마다 30대 이상 줄 서있는 것 같다', '충전소만 늘리면 진짜 괜찮을 것 같다' 등 의견이 나온다.
시는 시간대에 따라 이용현황이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든 충전소에서 차량들이 계속 줄서있는 게 아니라 시간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시청 근처 충전소를 보면 비어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전체적으로 매번 대기줄이 있다거나 충전용량이 모자라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는 올해 진관2공영차고지, 송파공영차고지 등 2곳에 각각 100억원을 투입해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은평공영차고지에 신규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소차 충전소를 설치할 때 관련 부지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된다"며 "추가로 어디에 더 설치할지 확정적인 계획이 있진 않다"고 말했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