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상 범죄 늘어난다…"혐오·반감이 주원인"
입력: 2024.02.11 00:00 / 수정: 2024.02.11 00:00

"문화·정서 차이 취약점 악용"
정부 이주민 지원 예산은 삭감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대상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범죄 유형도 폭행, 상해부터 성폭력, 살인 등 강력범죄까지 다양하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에서 열린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2023.09.15./뉴시스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대상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범죄 유형도 폭행, 상해부터 성폭력, 살인 등 강력범죄까지 다양하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에서 열린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2023.09.15./뉴시스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이윤경 인턴기자] #1. 지난달 12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산책을 하던 싱가포르 국적의 모 대학 여성 유학생 A(24) 씨가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에게 구타를 당했다.

#2.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이석재 판사는 지난달 11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브라질 국적의 남학생 B(30)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 씨는 페이스북 구인 공고를 통해 가구회사로 둔갑한 보이스피싱 조직과 비대면 면접을 본 뒤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취업했다. 재판부는 B 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취업 사기를 당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B 씨는 3년째 국내 체류 중으로, 모 대학교 박사과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대상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범죄 유형도 폭행, 상해부터 성폭력, 살인 등 강력범죄까지 다양하다. 별도 대책 수립과 함께 외국인 정착 지원 정책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기준 3개월 초과 국내 거주 외국인은 총 225만82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에 비해 4만명 늘어난 것이며, 총인구 대비 4.4%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22년 학술지 '다문화사회 연구'에 기고된 논문 '외국인 여성 유학생의 성폭력 안전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공동저자 김은정 정세미)에 따르면 여성 유학생 41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94명(47.3%)이 최근 3년 이내 한국에서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문화와 정서가 다른 외국인 특성상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인 대상 범죄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나 반감이 주요 원인"이라며 "문화나 정서가 다른 외국인의 취약점을 악용해 공격하는 행위는 그 자체가 교활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육주원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해 외국인을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충분히 인정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내·외국인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차이에 대해서 용인하는 여유와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기준 3개월 초과 국내 거주 외국인은 총 225만8248명으로 집계됐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임영무 기자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기준 3개월 초과 국내 거주 외국인은 총 225만8248명으로 집계됐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임영무 기자

반면 외국인들의 국내 정착을 돕는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이주민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2024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연도별로 87억2400만원(2020년), 70억4500만원(2021년), 68억9500만원(2022년), 71억800만원(2023년) 등 증감을 반복하다 올해는 지자체와 민간에 위탁하기로 했다.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관계자는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외국인 지원센터가 없어지고 관련 예산도 삭감되고 있다"며 "외국인 대상 범죄 예방 기회가 줄어들고 결국 외국인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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