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조사 결과 발표
국가인권위원회가 18일 체육경기대회 현장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이효균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전국 규모 체육대회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상당 부분 개선됐으나 아직 미흡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은 미비했으며, 학생 선수들이 모텔 등 부적절한 숙소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선수들이 지도자에게 인권침해를 겪는 사례도 여전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전국 규모 개별종목대회 등 4개 대회, 11개 종목을 대상으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 22명과 지도자 22명 등 총 4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조사 결과 11개 종목이 개최된 경기장 14곳 모두 의료진과 구급차가 상시 대기하고 있었다. 119 안전요원과 경찰관, 안전요원 등도 배치돼 있었다. 과도한 일정으로 경기가 진행된 사례도 없었고, 충분한 휴식 이후 경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요한 의료 조치도 신속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14곳 중 탈의실이 있는 경기장은 9곳(64.3%)이었다. 일부 경기장 탈의실에는 잠금장치가 없었으며, 장애인체육대회가 개최된 경기장 중 탈의실이 설치된 3곳 모두 이성 활동지원인을 위한 별도의 탈의실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곳 중 탈의실 내 인권침해나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경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수단인 비상벨이나 관리 인력이 대기하고 있는 경기장은 없었다. 14곳 경기장 중 인권침해 관련 상담원이 상주하는 상담실을 운영한 곳은 1곳에 그쳤다.
장애인 이동 편의시설은 모든 경기장에서 규정에 맞게 설치됐고 수어 통역도 배치됐다. 하지만 점자 자료, 확대경 등은 부족해 여전히 장애인 정보접근권 개선이 필요했다고 인권위는 설명했다.
장애인체육대회를 제외한 3개 대회 7개 종목 중 제48회 KBS배 전국 기계체조 대회, 제29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 테니스대회 2개 종목은 유스호스텔이 없는 지역에서 개최된 관계로 대회 장소 주변 모텔에서 숙박하는 등 학생 선수에게 부적절한 시설을 배정했다.
선수와 지도자 44명 중 5명은 지도자, 운동부 선배, 소속팀 선수에게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언급했다. 인권침해 대상은 지도자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대상자가 지도자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참았다"고 응답했다.
장애인 선수와 담당자 등 10명 중 3명은 경기장 내 장애인 전용 화장실, 엘리베이터 미설치로 불편을 겪었냐는 질문에 "불편함을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선수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44명 중 34명이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올해는 굵직한 국제 대회가 있는 해"라며 "주요 경기를 모니터링해 인권 친화적인 대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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