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연 사살" "여자는 얼굴" 서울시의원 막말…"정당에 책임 물어야"
입력: 2024.01.17 00:00 / 수정: 2024.01.17 00:00

성희롱도 여전…공천 허술함, 당 과잉충성 원인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며 용산 대통령실에 기습적으로 진입을 시도했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며 용산 대통령실에 기습적으로 진입을 시도했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당에 대한 과잉충성이 원인이라는 분석과 함께 공익을 추구하는 정당의 역할을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승복 서울시의원(국민의힘·양천4)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진연 회원들이 용산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했다는 방송 보도 사진과 함께 "사살..진심 사살. 이유...국가 보안시설 침투"라고 올렸다.

이 의원은 "국가보안시설에 들어가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욱하는 심정이 있었던 것 같다. 안 써야 할 말을 썼다"고 해명했다. 현재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의원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9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소각장 설치 부지 선정 철회 구호를 외치던 마포 구민들을 향해 "시끄럽다. 조용히 하라"며 삿대질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22년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신당동 서울교통공사 역무원 살인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도 있었다.

이상훈 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2)은 그 해 9월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신당역 사건과 관련해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가해자가) 폭력적 대응을 했다"고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성희롱성 발언도 있었다. 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강석주 시의원(국민의힘·강서2)은 지난해 8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지원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책) 지지를 받으려면 일단 얼굴이 이뻐야 될 것 같다"며 "(주최자) 의원님도 그렇고 우리 사회자님이 얼굴이 너무 이쁘니까, 우리 사회자님이 오늘 단연 톱"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9년 12월에는 이석주 당시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강남6)은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심의 회의에 참석한 교육청 기획조정실장에게 "미모도 고우시고 내가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자꾸 기조실장님하고만 얘기하게 되네"라고 말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았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2023년 9월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0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2023년 9월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0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의원들의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이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는 당 공천 과정의 허술함과 함께 당에 대한 과잉충성이 지목된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의회 의원들을 공천하는 지역구 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이 자질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심복이나 말 잘 듣는 사람을 공천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회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자질검증을 등한시하고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공천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당 지도부가 의사결정을 할 때 강성 지지층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결국 강성 지지층의 마음을 사야 당에서 힘을 쓰니 의원 개개인도 과잉 충성 차원에서 막말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법으로는 당과 시의회 차원의 중징계와 정당의 공적 역할 재정립이 제시된다.

조 교수는 "시의회에서 윤리위원회를 소집해서 중징계를 내려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경징계에 그친다"며 "당 차원에서도 서울시당에서 엄중한 경고를 해야 하는데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막말을 한 의원에게 공천을 준 인사와 정당이 제 구실을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지역구 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이 강하게 공천에서 배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언행이 조심스러워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이상훈 의원에게 당원 자격 6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기간 당원의 권리행사와 당직 수임은 정지되지만 시의원 활동은 계속할 수 있다.

김상일 평론가는 "정당은 세금을 지원받는 기관으로 공익을 추구하는 기관"이라며 "당이 공적 책임을 방기했을 때는 평가도 하고 막말 반복과 같은 일이 생기면 국가 지원을 깎는다거나 개인적 일탈을 가중처벌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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