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시의원 두명 보좌…'의정 최일선' 정책지원관의 하루
입력: 2024.01.16 00:00 / 수정: 2024.01.16 00:00

서울시의회 정책지원관 동행취재
행정감사 때는 밤샘·하루 일정 빼곡
"지원 의원 상 받을 때 보람 느껴요"


5일 오전 9시쯤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정책지원관실 회의실에서 박진수 정책지원관(34)이 일하고 있다. 원래 정책지원관실에서 일하지만 이날은 <더팩트>의 동행취재 때문에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장혜승 기자
5일 오전 9시쯤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정책지원관실 회의실에서 박진수 정책지원관(34)이 일하고 있다. 원래 정책지원관실에서 일하지만 이날은 <더팩트>의 동행취재 때문에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장혜승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정책지원관들은 특출난 장기를 갖고 있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육각형'으로 커나가야 하는 직업입니다. "

지난 5일 오전 11시께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정책지원관실 회의실에서 만난 박진수(34) 정책지원관은 담담하게 말했다.

정책지원관은 2022년 1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지방의회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신설됐다. 지방의원 정수 3865명의 50% 범위 안에서 채용할 수 있게 돼 각 지방의회는 조례에 따라 정책지원관을 선발해 운용하고 있다.

보좌관·비서관의 지원을 받는 국회의원처럼 지방의원에도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시작됐다. 과거 지방의회 의원들은 지역의 민원사항 청취, 조례 개발뿐만 아니라 각종 회의 발언내용 정리,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 등을 의원이 직접 처리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공무원으로 채용한다. 광역의회는 6급 이하, 기초의회는 7급 이하 공무원을 선발한다.

박 지원관은 김경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1)과 한신 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1)을 보좌한다. 정책지원관의 수는 지방의원 정수의 절반까지로 정해져 있는 탓이다. 의원 2명이 지원관 1명을 나눠 쓰는 셈이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내년 서울시 예산안을 두고 내년 예산 기조는 민생과 미래라고 밝혔다. 김현기 의장이 9월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0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내년 서울시 예산안을 두고 "내년 예산 기조는 민생과 미래"라고 밝혔다. 김현기 의장이 9월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0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특이한 직업 같지만 하루 일과는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전 9시까지 정책지원관실로 출근해 전날 처리한 업무 현황을 점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박 지원관도 전날 작성한 보도자료 발송 여부를 확인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정기국회의 꽃이 국정감사인 것처럼 시의회의 가장 큰 행사는 행정사무감사다. 이 때는 밤을 새느라 퇴근을 못하는 날도 있다. 지금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행정사무감사와 의회 회기가 마무리되면서 한숨 돌리는 시기다.

그래도 박 지원관의 하루는 빼곡하게 채워졌다. 보도자료 업무가 끝나자 서울시에 적용할 만한 국회나 다른 지방의회의 법령과 조례를 검색했다. 이슈 확인을 위한 기사 검색도 빠질 수 없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가 되자 박 지원관의 시계가 빨라졌다. 전화벨이 수시로 울리면서 표정도 심각해졌다. 김 의원이 서울형 어린이집 원장의 시간외수당 지급이 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해보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박 지원관은 즉각 시 담당 부서의 조례와 정책 현황 점검을 담당하는 입법조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박 지원관이 근무처인 정책지원관실로 들어가고 있다. 원래 정책지원관실에서 일하지만 이날은 <더팩트>의 동행취재 때문에 회의실에서 근무했다. /장혜승 기자
박 지원관이 근무처인 정책지원관실로 들어가고 있다. 원래 정책지원관실에서 일하지만 이날은 <더팩트>의 동행취재 때문에 회의실에서 근무했다. /장혜승 기자

지시사항이 있을 때 의원실로 부르는 의원도 있지만 의원마다 일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다. 이날은 주로 전화로 일을 처리했다.

보통 직장인들과 못지않게 머리 아픈 일도 많다. 박 지원관은 김 의원의 요청에 따라 서울시에서 올해 25개 자치구에 배분한 예산 관련 자료를 담당 부서에 요구했다. 다만 예산 액수를 시의원들끼리 비교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의원 지역구 예산 자료만 주는 것이 원칙이라 쉽지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시도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입장이다. 박 지원관은 "안 나올 거긴 한데 결과를 알아도 일단 시도는 해보는 거죠"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행히 국회 보좌진 출신인 4년차 지원관 베테랑답게 그를 머리아프게 했던 일은 3시간여 만에 해결했다.

지원관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시의원이 상을 받을 때였다. 그는 "국회에 비해 시 의원들이 직접 움직이는 분야도 많다. 지원한 의원 상을 받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의 지난해 정책지원관 정원은 58명이다. 2022년 첫 지원관 27명을 선발하는데 194명이 지원해 약 7: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월 28명 선발에 171명이 지원했고 같은 해 7월 3명의 정책지원관 선발에는 69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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