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달라지는 육아휴직제도…일·가정양립 '키' 될까
입력: 2024.01.13 08:00 / 수정: 2024.01.13 08:00

부모육아휴직제 확대…최대 3900만 원 지급
육아휴직 사후지급금 제도 폐지 검토도


2024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서 입학을 앞둔 어린이의 학부모가 입학서류를 받고 있다. /장윤석 기자
2024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서 입학을 앞둔 어린이의 학부모가 입학서류를 받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해를 넘길 때마다 정부에서는 저출산 문제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도 줄여 맞돌봄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대표 정책 육아휴직제도도 매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올해부터 부모육아휴직제가 확대 개편돼 시행되고 휴직기간 육아휴직 급여를 100% 지급하는 방안도 본격 추진된다.

◆ '라떼파파' 위해 급여 늘려…휴직기간 100% 지급 개편 시동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6개월간 육아휴직 급여가 최대 3900만 원까지 나온다.

남성 육아유직 활성화와 부모 맞돌붐 문화 확산을 위해 기존 '3+3 부모육아휴직제'를 '6+6'으로 확대한 것이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도 확대된다. 기존엔 통상임금의 80%인 월 최대 3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통상임금의 100%인 월 최대 450만 원까지 늘어난다.

각각의 통상임금이 450만 원이 넘는 맞벌이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쓴다면 첫 달엔 200만 원씩 400만 원, 둘째 달엔 합쳐서 500만 원, 6개월째엔 900만 원을 받는 등 6개월간 총 3900만 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육아휴직 급여를 휴직 기간에 100% 지급하는 방안도 본격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상반기 중 사후지급금 제도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후지급금 제도는 육아휴직자의 직장 복귀를 높이기 위해 휴직 중 육아휴직급여의 75%(공무원은 85%)만 주고 나머지 25%는 복직 뒤 6개월 이상 근무했을 때 한번에 주는 제도다.

육아휴직 급여는 기본적으로 통상임금의 80%로 책정된다. 예를 들어 월급이 100만 원인 직장인이 1년 동안 육아휴직을 하면 월 80만 원을 받는데 사후지급금 제도로 80만 원의 75%인 60만 원을 받고 나머지는 직장에 복귀해 6개월 이상 근무하면 받는 식이다.

문제는 휴직 기간에 받는 월급이 적어 저소득 근로자의 경우 육아휴직 자체를 망설인다는 것이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육아휴직 사후지급제도로 인해 5년간 10만 3618명이 2037억 원의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 이 중 87.8%(8만 9814명)는 여성이다.

강 의원은 "정부가 육아휴직 후 복직을 하지 못하는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은 하지 않은 채 사후지급제도 같은 규제만 있어 육아휴직 기간 중 소득대체율만 낮추게 한다"고 지적하며 "볼모로 잡힌 육아휴직사후지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육아휴직 자동개시도 검토…"중소기업 공백 대체인력 지원해야"

지난해 육아휴직한 부모는 약 20만 명으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하지만 눈치보지 않고 쓰는 문화는 아직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45.2%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출산휴가가 끝나면 별도의 신청이나 승인 절차 없이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부 대기업과 지자체에서는 이미 자동 육아휴직제를 도입하고 있고, 올해 1분기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수정판에는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중소기업에 자동 육아휴직제가 작동하려면 인력이나 비용 등 현실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연구기관인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최근 출산율 제고를 위해 기업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출산율이 높은 친가족 기업에 파격 인센티브를 주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SGI가 발표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저출산 대응 예산은 지난해 기준 연 51조7000억 원으로, 출생아 1명당 2억1000만 원이 지출되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을 막지 못했다. SGI는 친가족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에 이어 다출산 직장 평가를 위한 '인구영향평가지표'(가칭) 개발을 제안했다. 결혼·출산·양육 관련 성과가 입증된 기업에게는 지속가능성연계대출을 통한 금리 인하와 정책자금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아휴직 활성화 등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의 실효성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대기업 절반 수준인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를 위해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 공백 발생 시 퇴직 전문인력 또는 청년인턴 등을 활용한 대체인력 매칭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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