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배재현, 12만300원까지 빨리 만들라고 지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한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배 대표 측 변호인은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명재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두 번째 공판에서 "(피고인은)하이브의 적대적인 인수합병(M&A)에 대응하기 위해 지극히 정상적인 시장에서의 흐름에 따라 이뤄진 지분 매집행위"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특히 가장 매매, 통정매매, 허수 매매와 같은 비정상적인 불법적인 시세 매수 행위는 전혀 없었다"며 "하이브는 오히려 경제적인 이익을 봤다고 평가받고 있고, 특히 일반 소액 주주들도 최대 주주에 해당하는 이수만과 비슷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리는 이익을 얻어 전체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적 경위가 정당하고, 방법에 불법적 요소가 없었다"며 "이 사건이 시세조정 행위로 평가받고 처벌받는다면 모든 시장에서의 (주식)매집은 금지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주게 된다"고 했다.
검찰 측은 배재현 대표가 적법한 대응 방법이 있는데도 불법적인 시세조종을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하이브 측이 정당하게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항 공개매수’라는 적법한 대응 방법이 있었다는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배재현 대표가 ‘12만300원까지 빨리 만들어 놓으라’고 지시한 대목이 녹음파일로 확보돼있다. 검찰은 이 발언을 놓고 "시세조정 범행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 만약 정상적인 주식 매수라면 피고인은 왜 지금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배 대표 등은 지난 2월 SM 경영권 확보 분쟁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배 대표 등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가격을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총 409회에 걸쳐 고가 매수 등 시세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SM 주식 대량 보유(5%룰)를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배 대표의 다음 재판은 2월1일 열린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