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민 부담을 고려해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도심 방향 요금 2000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향후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남산터널 모습.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시가 서민 부담을 고려해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도심 방향 요금 2000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인상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4일 오전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문가들 중 정책적 효과를 누리기 위해선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최근 서민 물가 등 부담을 감안해서 일단 2000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향후 좀 더 검토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혼잡통행료는 1996년 11월 11일부터 시행됐다.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전자 포함 2인 이하가 탑승한 10인승 이하 승용차 또는 승합차를 대상으로 양방향 모두 징수했다. 액수는 2000원이다.

시행 27년 간 요금이 유지되면서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이 요금 수준으로는 정책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혼잡한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뿐만 아니라 덜 혼잡한 외곽방향으로 진출하는 차량까지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시는 정책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해 3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2개월간 통행료 징수 일시정지 실험을 진행했다.

처음 한 달은 외곽방향 통행료를 면제했는데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이 약 5.2% 늘었지만 전반적으로 큰 혼잡도 증가는 없었다. 반면 이후 양방향 모두 면제했을 때는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이 12.9% 늘었고, 소공로와 삼일대로 등 주요 도로들의 통행 속도는 최대 13%까지 떨어졌다.

시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15일부터 외곽 방향은 통행료를 받지 않고, 도심 방향만 2000원 징수하기로 결정했다.

지역주민인 종로구와 중구, 용산구 주민들에 대한 면제 여부는 추후 검토한다.

윤 실장은 "지난 27년간 혼잡통행료 관련된 민원 중 통행료를 직접 납부해야 하는 종로구·중구·용산구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가장 컸다"며 "인근 주민에 대한 면제 여부는 올해 안에 적극 검토해서 결론을 내는 걸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조례 개정 절차가 필요한 만큼 이번 정책 결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혼잡통행료를 시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 실장은 "장기적으로 녹색교통진흥지구 또는 도심과 부도심별로 혼잡통행료를 징수할지 여부는 좀 더 진지하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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