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설사 산재' 중처법 이전보다 늘었다…대우·한화·현대·GS 순
입력: 2023.12.29 05:00 / 수정: 2023.12.29 08:59

올해 1~8월 산재 승인 총 3201건…지난 한해보다 260건 늘어
대우·한화·현대, 중처법 이전보다 증가…GS·삼성물산 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뒤에도 건설현장의 산업재해(산재)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더팩트 DB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뒤에도 건설현장의 산업재해(산재)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더팩트 DB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뒤에도 건설현장의 산업재해(산재)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시공능력 상위 20대 건설사 중 산재 승인이 많은 건설사는 대우건설과 한화(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순이었다.

29일 <더팩트>가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20대 건설사의 산재 승인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산재 승인은 총 320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월 중처법 시행 전인 2021년 한 해 승인된 2941건보다 260건(8.8%)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서도 940건(41.5%) 급증했다.

28일 <더팩트>가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20대 건설사의 산재 승인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산재 승인은 총 3201건으로 중처법 시행 전인 2021년 한 해 승인된 2941건보다 260건(8.8%) 증가했다./그래픽=김영봉 기자
28일 <더팩트>가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20대 건설사의 산재 승인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산재 승인은 총 3201건으로 중처법 시행 전인 2021년 한 해 승인된 2941건보다 260건(8.8%) 증가했다./그래픽=김영봉 기자

건설사별로는 대우건설이 468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는 304건, 현대건설은 286건으로 뒤를 이었다. 대우건설과 한화, 현대건설은 모두 중처법 시행 전보다 산재가 늘었다.

한화는 2021년 182건에 비해 122건(67%) 급증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2021년 대비 각각 44.4%와 12.6% 증가했다.

GS건설은 올 8월까지 270건의 산재가 승인됐다. 2021년 380건에 비해서는 110건(29%)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225건으로 2021년 243건 대비 18건(7.4%) 줄었다.

이어 △SK에코플랜트 161건 △현대엔지니어링 142건 △롯데건설 142건 △포스코이앤씨 131건 △DL이앤씨 127건 △계룡건설산업 127건 △HDC현대산업개발 120건 △태영건설 119건 △코오롱글로벌 115건 △제일건설 110건 △DL건설 109건 △호반건설 76건 △금호건설 69건 △중흥토건 35건 △대방건설 33건 등 순이었다.

건설사별 산재 승인 건수는 대우건설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등 순으로 집계됐다. /그래픽=김영봉 기자
건설사별 산재 승인 건수는 대우건설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등 순으로 집계됐다. /그래픽=김영봉 기자

◆ 사고 산재가 질병 산재보다 약 4배 많아"솜방망이 처벌이 원인"

3201건의 산재 중 사고 산재는 2536건, 질병 산재는 665건으로 각각 조사됐다. 사고 산재의 경우 골절이 1436건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파열 및 열상은 534건(21.0%), 타박상 및 뇌진탕은 137건(5.4%), 기타 89건(3.5%), 요통 및 근골격계 67건(2.6%), 절단 61건(2.4%) 등이 뒤를 이었다.

질병 산재는 척추질환을 포함한 근골격계질환(근골)이 4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난청이 183건(27.5%), 악성신생물(직업성 암 포함)이 22건(3.3%)으로 나타났다.

올 8월까지 산재 승인된 사망 건수는 총 23명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간 39명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다.

전문가들은 중처법 시행 후에도 산재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지목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년간 456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지만, 재판에 넘겨진 것은 29건에 불과했다. 1심 12건 중 1건만 실형이 선고됐고, 나머지 11건은 집행유예에 그쳤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처법 시행 후 사법부가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중처법 취지에 맞는 법 집행이 되지 않으면 효과를 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양비론으로 판단을 내리니까 사법부가 기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처법은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22년 1월27일 처음 시행됐다. 상시 노동자 50명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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