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7도 한파에도 관광객이 찾는 경복궁
낙서 흔적 지우는 보수 공사로 통행 불편
테러범 잡혔으나 옥의 티로 남은 낙서 흔적
한파에도 경복궁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담벼락의 낙서 흔적은 옥에 티다. /[숏팩트] 캡처 |
한 주간 대한민국을 달군 가장 뜨거운 이슈의 핵심만 소개하는 '숏팩트'입니다. 한 주 동안 어떤 일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는지 '숏팩트'에서 알아봅시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상빈 기자] 대한민국 대표 문화재이자 관광 명소 중 하나인 경복궁이 고통받았습니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2차례에 걸쳐 낙서 테러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범인들은 경찰에 붙잡혔으나 범행 흔적은 경복궁의 옥에 티로 남았습니다.
한파가 몰아친 22일 오후 <더팩트> 취재진이 방문한 경복궁은 평소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영하 7도 강추위에도 한복을 빌려 입은 외국인은 물론 털모자와 장갑으로 무장한 가족 단위 관광객도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올겨울 중 가장 추운 시기에도 현장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내국인도 견디기 힘든 날씨에 외국인이 굳이 이곳까지 온 데엔 경복궁이라는 존재가 컸습니다. 그만큼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라는 덴 이견이 없습니다.
영하 7도 한파가 몰아친 22일 오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경복궁을 찾았다. /이상빈 기자 |
얼마 전 발생한 낙서 테러 사건은 평화로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과 같습니다. 낙서를 지우기 위해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17일부터 보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최초 테러가 발생한 쪽문과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담벼락 주변엔 사람의 접근을 막는 파란색 펜스가 설치됐습니다.
낙서 길이가 40m를 넘었기 때문에 펜스 또한 늘어졌습니다. 통행이 불편한 건 당연했고 그 길을 지나는 관광객마다 담벼락을 쳐다보기 일쑤였습니다.
경복궁 쪽문과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담벼락에 설치된 펜스. 오른쪽에 한복을 빌려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인다. /이상빈 기자 |
또 다른 테러 장소인 영추문 담벼락 일부에도 국방색 통천이 붙었습니다. 완벽하게 가려놓았기 때문에 안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정차한 경찰차 한 대가 이곳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16일 오전 영추문과 쪽문 등 담벼락에 1차 낙서 테러를 한 임모(17) 군 그리고 그와 동행한 김모(16) 양이 범행 사흘 만인 19일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사건 발생 이튿날인 17일 모방 범죄로 복구 현장 담벼락에 2차 낙서를 한 설모(28) 씨는 하루 만인 18일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0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임 군과 설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추문 담벼락에 붙은 국방색 통천. 낙서를 지우기 위한 보수 작업이 한창이다. /이상빈 기자 |
경찰 조사 결과 임 군이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A 씨로부터 낙서 지시를 받아 5만 원을 두 차례씩 받은 게 밝혀졌습니다. A 씨가 임 군에게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임 군에게 돈을 송금한 은행 계좌와 거래 내역으로 A 씨 추적에 나섰습니다.
한파에도 서울과 경복궁을 찾는 외국인이 많습니다. 관광과 문화의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재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져 뒷이야기를 남기는 상황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낙서 테러범 체포에도 찝찝함이 여전한 건 이 때문입니다.
신원 미상 A 씨가 임모 군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이어 낙서 지시를 내린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이상빈 기자 |
pkd@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