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의로움 잊고 이익만 챙긴다"
입력: 2023.12.10 10:38 / 수정: 2023.12.10 10:38

교수신문, 전국 교수 1315명 설문조사
'견리망의' 396표…"도덕·윤리 무너져"
2위엔 '적반하장'…"계속된 전 정부 탓"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견리망의가 396표(30.1%)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교수신문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견리망의'가 396표(30.1%)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교수신문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전국의 교수들이 선택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이익을 보자 의로움을 망각하다"라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교수신문은 전국의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견리망의'가 396표(30.1%)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견리망의'는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가 추천했다. 논어 '헌문편(憲問篇)'에 처음 등장한 '견리사의(見利思義)'에서 유래했다.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라는 견리사의와 반대로 견리망의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라는 뜻이다.

김 교수는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라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되고 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교수들은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한 대통령 친인척이나 정치인들 때문에 '견리망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현 상황. 이익 앞에서는 체면도 없고 법도 없는 상황이라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 문제나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 등도 선택 이유로 꼽았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은 335표(25.5%)를 얻어 2위에 올랐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라는 뜻이다. 교수들은 "전 정부 탓만 하며 합리화하기 급급하다"거나 "2년 내내 네 탓만 하는 정부도 한심하다"며 적반하장을 꼽았다.

적반하장을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동양철학 명예교수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비속어와 막말해 놓고 기자 탓과 언론 탓, 무능한 국정운영의 책임은 언제나 전 정부 탓, 언론자유는 탄압하면서 기회만 되면 자유를 외쳐대는 자기기만을 반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리는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라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가 323표(24.6%)로 3위에 올랐다.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속임수는 결국 자기 자신을 해롭게 할 뿐"이라며 남우충수를 추천했다.

4위에는 "흙탕이나 숯불 속에 떨어졌을 때 느끼는 괴로움"을 의미하는 '도탄지고(塗炭之苦)', 5위에는 "여러 의견이 뒤섞여 혼란스럽다"라는 뜻의 '제설분분(諸說紛紛)'이었다.

교수신문은 매년 △추천위원단 사자성어 추천 △예비심사단 심사 △전국 교수 설문조사 등 세 단계 과정을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20일까지 추천위원단 20명으로부터 각각 1~2개씩 사자성어 후보를 추천받아 최종 후보로 5개를 추렸다. 이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6일간 온라인 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이메일 조사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최종 선택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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