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발판 탄다"…구로구 청소 노조 파업 '초읽기'
입력: 2023.12.02 00:00 / 수정: 2023.12.02 00:00

지난 7월 다리 절단 사고 발생
노조 "업체별 2~3명 충원 요구"
노사협상 부진에 3일 파업 예고


서울 구로구 청소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남윤호 기자
서울 구로구 청소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남윤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 구로구 청소노동자들이 3일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쓰레기 수거 작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으로 위험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충원을 요구하지만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로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청소노동자들은 3일 오후 7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올 7월 청소차량의 발판에 올라타 작업하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왼쪽 다리를 절단한 청소노동자 유모(66) 씨의 동료들이다. 유씨는 이 사고로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왼쪽 다리를 절단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며 위탁업체 측과 대립하고 있다.

구로구 청소노동자 민간 위탁업체는 총 4곳이다. 유씨가 소속됐던 업체는 사고 이후 차량 발판을 제거했지만, 후속대책으로 인원충원은 없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나머지 업체의 일부 차량에는 여전히 발판이 부착돼 있다.

현행법상 청소차량 발판 부착은 불법이다. 하지만 노조는 인원 부족으로 과중한 업무를 끝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청소차량의 발판에 올라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발판에 타지 않으면 작업시간이 하루 2시간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노조 관계자는 "발판 없이도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원을 요구한 것"이라며 "사고가 난 (유씨의) 회사는 발판을 뗄 수밖에 없지만, 다른 회사는 인원 충원을 하기 싫으니 발판을 달고 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생활폐기물 운반인원을 업체별로 2~3명씩 추가 채용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 구의 청소노동자 150여 명 중 소각장·매립지 담당 인원과 불법투기물 수거 담당 인원을 제외하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 구로구 청소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 DB
서울 구로구 청소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 DB

앞서 위탁업체와 노조는 이달 21일까지 9차에 걸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사간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남은 기간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노조는 3일 오후 7시부터 이틀간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협상 진전에 따라 투쟁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환경공무관 150여 명 중 100여 명이 파업에 동참, 연말 쓰레기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건 사측이 노조와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아직 노동조건도 제대로 안 갖춘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량 증차가 힘들다면 인원이라도 충원해야 예비차량이라도 운용할 수 있다"며 "구에서 인원을 보강해준다고 했으니 최소 인원만 보충해주면 올해까지는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아직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는 대행업체와 노조의 교섭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다면 구 직영 환경공무관 인력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노사 문제라 구에서 협의를 강제할 수는 없다"며 "임금 문제가 있다는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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