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1220만평 민간 매각…땅 장사로 공공주택 사라져"
입력: 2023.11.27 16:03 / 수정: 2023.11.27 16:03

경실련, LH 공동주택부지 매각 현황 발표
2013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약 40㎢ 민간 매각


경실련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제공한 2013년 1월~2023년 8월 LH 공동주택부지 매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뉴시스
경실련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제공한 '2013년 1월~2023년 8월 LH 공동주택부지 매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뉴시스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주택부지 1220만평을 민간에 팔아 78조원이 넘는 차익을 봤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실련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제공한 '2013년 1월~2023년 8월 LH 공동주택부지 매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LH는 이 기간 공공택지 가운데 공동주택지 총 40㎢(약 1220만평)를 민간에 매각했다. 경실련은 "매각 금액이 78조원이 넘는다"며 "여의도 면적 2.9㎢(약 87만평)의 14배이며 강남구 면적 39.5㎢(약 1197만평)보다 크다"고 했다.

이 중 분양주택부지가 1117만평으로 총 판매 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매각 금액은 74조원이었다. 임대주택부지는 103만평으로 매각 금액은 4조원이었다. 경실련은 "임대주택용지를 매각했다는 것은 최대거주기간 30년의 국민임대나 20년의 장기전세 등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광역지자체별 매각 택지는 경기도가 639만평, 50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매각 면적의 52%, 매각 금액의 64%에 달한다. 인천시 116만평(10조원), 세종시 110만평(4조원), 충남도 62만평(2조원), 경남도 56만평(2조원)이 뒤를 이었다.

기초지자체별 매각 금액이 큰 곳은 경기 화성시(9조원), 인천 서구(6.6조원), 경기 하남시(5.6조원), 경기 파주시(5.3조원), 경기 고양시(5.2조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경실련은 "LH가 이 땅에 직접 공공주택을 지었다면 용적률 200%에 25평 주택을 기준으로 97만6000채를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현재 정부가 주장하는 LH 공공주택 재고량 133만채 중 무주택 서민이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진짜 장기공공주택 73만채를 더한 170만채가 장기공공주택 재고량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심 의원은 "LH는 국민의 주거생활 향상이라는 목적을 가진 공기업으로, 국민들의 토지에 대해 강제수용권과 용도변경권, 독점개발권이라는 3대 특권을 부여 받았다"며 "국민들은 LH가 저렴하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공급해 주기를 기대하지만, 토지를 매입한 민간건설사들은 '무늬만 임대'인 10년 분양 임대주택을 지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기공공임대주택이 충분했다면, 최근의 전세사기에 이렇게 수많은 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공임대주택이 절실한 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던 97만6000채가 LH의 땅장사로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전면 중단 직접 지시 △원가 주택·역세권 첫 집 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 등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 약속 이행 △LH의 주택개발 업무 중단 및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을 촉구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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