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강경대응 방침 발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
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역사 진입을 차단한다. 전장연 시위 모습. /서울교통공사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역사 진입을 차단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 시위에 따른 열차 지연을 막기 위해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안전문 개폐 중단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조치 등 강경대응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전장연은 올 9월 이후 약 두 달 만인 이달 20일부터 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 시위를 재개했다. 열차 출입문 앞을 휠체어로 막고 현수막을 펼쳐 고의로 승객 탑승을 방해하는 등 방식으로 운행을 지연시켰다. 이 여파로 2호선 열차가 최대 47분 지연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공사는 21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한 불법적 시위로 규정하고, 시민의 안전 확보와 불편 최소화를 위한 초강경 대응책을 마련했다.
먼저 지하철 전 역사와 열차에서 집회나 시위의 금지 및 제한을 위해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조치가 시행되면 역사 진입 차단 등으로 지하철 내 시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기존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이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적극적 해석에 따른 조치다. 이 법률은 집회나 시위로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그 거주자나 관리자가 시설·장소 보호를 요청해 집회·시위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0일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정부의 장애인 이동권 포함 증액예산안 반영을 촉구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
전장연 측이 선전 또는 지하철 고의 지연을 목적으로 승차를 시도하면 경찰과 협업해 승차를 적극 막는다는 방침이다. 반복된 제지에도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때는 안전을 위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그 역을 무정차 통과한다.
열차 출입문을 가로막는 경우에는 승강장안전문 개폐를 중단해 열차 안으로 진입을 차단한다. 또 시위가 예상되는 장소에 철제 바리케이드를 사전에 설치한다.
원활한 현장대응을 위해 지하철보안관을 비롯해 역 직원, 본사 직원 등 지원인력을 다수 투입할 계획이다. 경찰에도 충분한 인력배치와 함께 위법상황 발생 시 즉각 현장체포가 가능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시위 중 열차 운행방해를 포함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법적조치를 추진한다. 앞서 공사는 전장연을 상대로 5차례 형사고소 및 3차례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시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승차 행위도 낱낱이 색출에 나선다. 부정승차로 적발 시 부가금으로 운임의 31배인 4만6500원을 부과한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조치는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일 수 없도록 진입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불법시위가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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