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휴대폰깡' 조직 검거…강남 마약음료 수사 중 덜미
입력: 2023.11.23 12:15 / 수정: 2023.11.23 12:15

불법 유심 조사 과정서 단서 포착

경찰이 이른바 내구제대출(휴대폰깡)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불법사금융 조직을 검거했다. /박헌우 기자
경찰이 이른바 '내구제대출'(휴대폰깡)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불법사금융 조직을 검거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른바 '내구제대출'(휴대폰깡)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불법사금융 조직이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일명 '강남 마약음료 사건'을 수사하던 중 범죄에 이용된 대포폰을 불법사금융 조직이 개통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검거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범죄집단조직·가입·활동 혐의와 사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사금융 조직 총책 A(28) 씨 등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나머지 조직원 23명과 휴대전화 판매점주 28명, 장물업자 2명 등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 일당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출 희망자들을 모집, 24~36개월 약정 할부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단말기를 넘기는 대가로 현금을 수수하는 휴대폰깡 수법으로 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는다.

내구제대출은 나를 스스로 구제하는 대출이란 뜻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끌어들여 휴대전화 단말기만 저가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불법사금융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구와 경북 구미시에 유통업체를 개설하고 온라인 대출 플랫폼 여러 곳에 광고를 게재했다. 이후 대출 희망자가 연락하면 미리 개설해 둔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희망자 명의 최신 휴대전화를 개통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거쳐 개통된 휴대전화는 총 461대, 명의자는 297명으로 조사됐다. 휴대전화는 대당 130만~250만원에 달하는 최신 단말기로 시가 기준 총 8억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말기는 장물업자들을 통해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으로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강남 마약음료 사건' 수사 과정에서 A씨 일당의 범행을 포착했다. 피해자에게 협박 전화한 휴대전화 번호를 조사하던 중 해외에서 발신되는 070 번호를 국내 010 번호로 변환하는 중계기에 붙어 있는 불법 유심(USIM) 유통 경로를 추적해 A씨 조직과 연관성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내구제대출은 불법사금융 범죄 수법으로, 단말기는 해외로 반출돼 각종 범행에 악용될 수 있다"며 "불법사금융 전반을 지속 단속·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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