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 필승. 수능 대박"…새벽부터 응원 열기 후끈
입력: 2023.11.16 09:35 / 수정: 2023.11.16 09:35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1시험장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응원전이 열렸다. /황지향 기자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1시험장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응원전이 열렸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 ┃ 사건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6일 곳곳에서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수능이 치러지면서 이른 새벽부터 시험장에는 응원하러 나온 후배들로 가득했다. 수험생들은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후배들의 응원 속에 속속 시험장으로 향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1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는 해가 뜨기 전부터 수험생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가방을 메고 우산과 도시락을 든 채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이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학부모들은 떨리는 가슴으로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중앙고 정승표(19) 군은 "늦을까 봐 일찍 나왔다"며 "긴장하지 않고 연습하던 대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수생 박모(20) 씨는 "침착하게 할 수 있는 문제를 잘 풀고 오려고 한다"며 "시간 배분에 좀 더 신경 써서 쉬운 문제는 빠르게 풀고 어려운 문제에 시간을 쓸 예정"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날 경복고 주변에는 이른 시간부터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로 가득했다. 배문고 1·2학년 학생들은 오전 5시30분부터 경복고 정문 앞에 모여 '수능대박기원'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파이팅", "수능 대박"을 외쳤다.

고3 학생들이 시험을 보기 위해 학교로 들어갈 때면 미리 준비한 떡과 물, 핫팩 등을 전달하며 기운을 북돋웠다. 배문고 2학년 조정환(18) 군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응원을 나왔다"고 전했다.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18시험지구 제7시험장 개포고등학교 앞에서 응원전이 열렸다. /조소현 기자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18시험지구 제7시험장 개포고등학교 앞에서 응원전이 열렸다. /조소현 기자

제18시험지구 제7시험장인 서울 강남구 개포고에도 두꺼운 패딩에 장갑이나 목도리를 착용한 수험생들이 속속 입실했다. 오후부터 예고된 비 소식에 우산을 들고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수험생들은 교문 앞에서 학부모들과 짧게 인사한 뒤 시험장으로 향했다. 학부모들은 뒷모습을 바라보며 격려의 한마디를 외쳤다.

'날개를 펼쳐봐 포부를 달성하리라'고 적힌 현수막 아래 응원전도 뜨거웠다. 어둠이 짙게 깔린 오전 6시30분부터 후배들의 응원 열기는 달아올랐다.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응원에 "고맙다"며 인사한 뒤 시험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중동고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정직. 필승. 선배님 들어가십시오'를 외쳤다. 오전 8시10분을 넘어 교문이 닫히자 단체로 큰절도 했다. 중동고 1학년 정연오(17) 군은 "선배들이 수능 보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아침부터 나왔다"며 "긴장될 텐데 실수 없이 잘 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허규(17) 군도 "막상 와서 보니까 선배들 긴장한 것 보니 응원해서 기쁘다"며 "나중에 제가 수능 볼 때도 응원하는 후배들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시교육청 제13시험지구 15시험장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의종 기자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시교육청 제13시험지구 15시험장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의종 기자

제13시험지구 제15시험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전 7시를 넘어 해가 뜨기 시작하자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늦을까 봐 택시를 타고 온 수험생들도 보였다. 선유고 조세희(19) 양과 양윤희(19) 양은 "떨리는데, 떨지 않고 한 만큼만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들은 발길을 떨어지지 않는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텅 빈 운동장을 지켜봤다. 쌍둥이 딸이 수능을 치른다는 학부모 정모(53) 씨는 "시험에 관해서 최대한 말을 많이 안 꺼냈다. 그냥 믿고 있다"며 "알아서 잘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영희(52) 씨도 "12년 동안 공부했던 거 책임을 다해서 하고, 혹시라도 너무 긴장해서 실수하더라도 그거에 대해서 후회하거나 그러지는 말라고 했다"며 "도시락도 잘못하면 탈이 날 수 있어 평소에 좋아하는 유부초밥을 싸줬다"고 전했다.

j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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