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측, 위수탁 해지 철회 없어"…다음달 파업 재개 가능성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가 14일 오전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파업에 들어간지 15일 만에 일부 성과를 달성했다며 일시적인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 /김해인 기자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간지 15일 만에 일부 성과를 달성했다며 일시적인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
다만 서울시와 서사원 측이 위수탁 해지와 보육교직원 처우 등에 대한 입장을 선회하지 않을 경우, 12월 초 경고파업에 이어 또다시 전면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는 14일 오전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일부) 구에서 서사원으로 보낸 위탁기간 유지 공문을 받고 기나긴 논의를 통해 파업에 숨고르기를 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사원은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시가 2019년 설립한 산하기관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시가 제출한 올해 서사원 출연금 168억 원 중 100억 원을 삭감해 예산을 확정했다.
이에 서사원은 내년 상반기 어린이집 등 민간위탁 시설의 위수탁 운영을 중단할 계획이다. 노조는 사측이 학부모와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어린이집 운영을 중단하는 데 반발해 지난달 30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서사원이 파업 기간 육아종합지원센터 3곳에서 대체교사를 파견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노조는 이달 8일 사측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노동청에 고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전날 협의에서 노조에 불법 대체인력 진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아이들과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위수탁 해지 철회는 수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노조는 이번 투쟁을 통해 노사가 대등한 관계에서 대화를 이끌어냈고, 은평·영등포·서대문·노원 등 일부 자치구에서 위탁기간 유지 공문을 보내는 등 지속 위탁 입장을 확인하는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서은진 응암행복어린이집 보육교사 조합원은 "구의 운영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던 서사원에 이제 구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운영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후 서사원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다면 다음달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2차 무기한 전면파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풍지영 강동든든어린이집 보육교사 조합원은 "시는 민간 기관과 개인 원장이 위탁받는 국공립도 똑같은 국공립 어린이집이라 주장한다"며 "공공이 아닌 민간이 운영하는 이름뿐인 국공립어린이집에서 근로계약 위반, 불투명한 회계, 인권 침해 등 문제가 있어도 보육교직원이 일방적 해고와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론화하지 않는 이상 무리없이 운영되는 것이 현장의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반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라면 지금처럼 파업투쟁에 나서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영유아 돌봄기관의 현실이 서사원 어린이집과 같은 공공돌봄 기관의 유지와 확충 필요성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향후 시민과 함께하는 돌봄행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사교섭에서 위수탁 해지와 고용안정 등 실질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음달 초 경고파업에 돌입, 전면파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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