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까지 파업…일부 시민들 불만 토로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이틀간 경고 파업을 예고한 9일 오후 1호선 서울역에 운행 조정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 9일 곳곳에서 퇴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파업 소식에 시민들이 일찌감치 귀갓길을 재촉하면서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께 본격적인 퇴근시간이 되자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은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정상적으로 되지 못하고 있다'는 서울교통공사의 알림판과 '구의역 참사·신당역 참사, 시민 노동자 안전은 누가 지킵니까?'라고 적힌 노조 홍보물이 대조를 이뤘다.
같은 시간 5호선 공덕역도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과 6호선이나 공항철도 등으로 환승하려는 시민 등이 몰리면서 혼잡했다. 승객들이 내리자 한순간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줄이 길게 늘어졌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안모 씨는 "지하철 타러 와서 '10분 후 도착'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막상 타니까 걱정했던 만큼 불편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노조 파업으로 '퇴근 대란'이 예상됐던 9일 오후 5호선 공덕역. 다소 혼잡한 가운데 승객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
2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합정역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는 시민들과 지하철을 타기 위해 줄을 서는 시민들로 붐볐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시민 선모 씨는 "평소와 비슷했다"면서도 "내일은 지하철 혼잡도가 조금 더 증가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행히 시민들은 이날 혼잡이 교통대란 수준은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공덕역에서 퇴근한다는 광진구 주민 강모(31) 씨는 "평소 수준과 비슷한 규모의 인파"라며 "퇴근길 역시 운행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인지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합정역 관계자는 "평소에는 (승강장에) 사람들로 가득차 지나다니기도 힘들고 열차가 와도 인파가 잘 안 빠지는데, 오늘은 오히려 평소보다 나은 수준"이라며 "파업 때문에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승객들은 파업에 불만을 내비쳤다. 경기도에서 출퇴근한다는 이모(34) 씨는 "아침부터 파업한다는 뉴스를 보고 혹시 모를 상황에 정신없이 출근하고 걱정하면서 퇴근하는 것 자체가 피곤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멀리 살다 보니 지하철 시간에 예민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툭하면 파업하는 게 우리같은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불편"이라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안 등에 반발해 이날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출근시간대인 이날 오전 7~9시 열차 운행률은 100%를 유지했지만 퇴근시간대 열차 운행률은 8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공사는 비상대기열차 5대를 이용인원이 많은 2·3·5호선에 추가 투입해 혼잡도를 최소화했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을 1시간 연장하고, 단축차량 및 예비버스 566대 추가 투입으로 증회 운영하는 등 대체교통편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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