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까미 학대 2년…퇴역 경주마 보호법 처리해야"
입력: 2023.11.07 14:40 / 수정: 2023.11.07 14:40

2021 드라마 촬영 중 '말 사망'
'경주마 보호·관리 동물호보법 개정안' 국회 계류 중


동물보호단체들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한 경주마에 대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2년 전 드라마 촬영 중 사망한 까미를 추모했다. /황지향 기자
동물보호단체들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한 경주마에 대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2년 전 드라마 촬영 중 사망한 '까미'를 추모했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동물단체가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생명을 잃은 일명 '까미' 사건 2주기를 맞아 퇴역 경주마 보호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며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11개 동물보호단체는 7일 까미 사건 2주년을 맞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은퇴한 경주마는 승마장이나 꽃마차 등을 전전하거나 제대로 기록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성모 카라 활동가는 "까미를 사망케 한 사건은 명백한 학대지만, 제작진은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국내 말 산업이 퇴역 경주마에 대해 어떤 처우를 하고 있는지 매우 또렷하게 보여준 사건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말에 대한 처우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21년 11월2일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낙마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까미의 앞다리를 밧줄로 묶은 뒤 달리게 해 바닥에 고꾸라지게 했다. 이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까미는 죽었고, 제작진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한 경주마에 대한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동물보호단체들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한 경주마에 대한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이들 단체는 "연 매출액 수조 원에 달하는 경마 산업 속에 정작 경주마를 위한 자리는 없다"며 "은퇴한 경주마가 어디서 어떻게 살다 죽는지 제대로 집계 조차 못하는 부조리한 현실에도 한국마사회는 여전히 말 등록 의무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를 향해서는 퇴역 경주마 보호를 위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와 한국마사회에는 '제2의 까미'가 발생하지 않도록 말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5월 '사행산업에 이용된 후 퇴역한 동물의 권리 및 복지에 관한 사항'을 동물복지종합계획에 포함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도 지난 5월 '퇴역한 동물에 대해 소유자가 보호·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국마사회와 경마 산업 관계자들은 마주의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해당 법안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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