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금액, 남혐희 가족에게 들어가"
"로맨스로 주장…법 호락호락하지 않아"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재혼 상대 전청조(27) 씨의 범행을 몰랐다고 한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 /더팩트DB |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재혼 상대 전청조(27) 씨의 범행을 몰랐다고 한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일 방송 인터뷰에서 전 씨가 '범죄 수익금을 모두 남 씨에게 썼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모든 금전 거래가 남 씨가 한 것으로 돼 있다"며 "나이가 마흔둘이나 된 여성이, 경제활동을 했던 사람이 내 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다 빌려준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명품부터 시작해서 차량도 아주 고급 차량, 4억 가까이 되는 차량도 사주고, 남 씨가 1억 이상 대출이 있었는데 그것도 전 씨가 갚아준 것으로 나온다"며 "생활비를 (남 씨) 친정 식구들에게, 어머니에게 매달 그리고 막냇동생에게 매달 (보냈다). 그 액수로 따지면 아마 1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상당한 액수가 이미 처갓집 식구들한테 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남 씨가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부분을 두고는 "경제생활을 오랫동안 20년 이상 한 여성이 하기에는 부적절한 주장"이라며 "알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전 씨의 사기 행각에 남 씨가 자신이 공범이라는 인식은 없어도 돈이 다 내 통장으로 들락날락하고 금전이 확인이 된 거면 미필적 고의라는 게 인정이 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 씨가 남 씨를 '사랑했기 떄문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남 씨를 두둔하기보다 변명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교수는 "결국에는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게 불발돼서 애석하다' 이런 얘기로 들리는 데, 문제는 사랑이라고 모든 걸 용서받을 수도 없다"며 "지금 이 사건은 피해자가 한두 명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 사건에는 성폭력 사건이 연루돼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전 씨 입장에서는 그런 난맥상에 남 씨가 처하게 된 데 미안한 마음도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로맨스를 주장해서 무죄를 주장하고 싶은 이런 심정이 있으나 문제는 법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 씨는 '재벌 3세'를 자처하며 지인은 물론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편취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15명, 피해 규모는 19억여 원에 이른다. 경찰은 3일 전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전 씨 신병을 확보한 만큼 경찰은 남 씨 공범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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