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각양각색 아이디어로 주민 호응
환경단체 "무분별한 현수막 설치 규제 필요"
중구는 폐현수막으로 공유 우산을 제작해 15개 동주민센터, 구청 민원여권과, 보건소, 복지관 등에 배부했다. 우산 및 양산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빌려준다. /중구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와 자치구의 폐현수막 재활용은 이제 필수 사업이 됐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비용절감, 환경보호 등 일석삼조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다만 폐현수막 자체를 줄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서울 중구는 활용도가 높은 공유 우산을 제작했다. 앞서 장바구니와 마대로 재활용해 보급했지만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 폐현수막 공모에 선정돼 예산 1650만 원을 받아 공유 우산 430개를 제작했다. 15개 동주민센터, 구청 민원여권과, 보건소, 복지관 등에 배부해 우산 및 양산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빌려준다.
중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아주 좋아한다"며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깨끗한 현수막을 모아뒀는데 구청에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증기·시멘트 공장 등 연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거한 폐현수막과 광고물 등을 환경업체에 제공해 폐기물 처리 비용도 절감한다는 설명이다.
은평구는 연말까지 재활용 가능한 폐현수막 830여 장을 에코백으로 제작한다. 어르신들이 에코백을 제작하는 모습. /은평구 |
은평구는 연말까지 재활용 가능한 폐현수막 830여 장을 에코백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시 폐현수막 재활용 공모에 선정돼 확보한 예산 1000만 원을 투입한다.
은평시니어클럽 어르신 일자리 사업단 '더 도울'과 계약을 맺고 세탁·세척 후 장바구니와 마대를 제작한다. 이후 재래시장 점포주가 상품을 구매하는 시민들에게 비밀봉지 대신 에코백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제작 과정에서) 인건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고, 버려지는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니 폐기비용이 절감된다"며 "(에코백 지급은) 일회용품 줄이기 홍보용으로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도 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장바구니, 손가방 등 리폼 사업을 운영 중이다. 구청 행사에서 구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등의 방법으로 활용한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후 재활용이 아니라 폐현수막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 현수막의 경우 옥외광고물법에서 예외로 적용돼 자유롭게 게시할 수 있는데, 이를 수거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지자체가 재활용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의견이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업사이클링만으로 해결하기엔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너무 많이 설치되기 때문에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게 먼저"라며 "가능한 배출이 적게 될 수 있도록 사용량을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는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재질을 바뀌는 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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