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 전 회장 자택·계열사 압수수색
이호진 측 "의혹 해소 위해 성실히 조사"
경찰이 수십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약 두 달 만이다./뉴시스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경찰이 수십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 자택과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내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경기 용인시 태광C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전 회장은 직원 계좌에 이중으로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현찰 등으로 돌려받는 과정에서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태광CC 공사 비용을 다른 계열사가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서류 등 관련 자료 분석을 마친 뒤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월 이 전 회장과 친족이 소유한 골프장 업체 티시스 회원권을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협력업체에 장기간 배타적 거래를 체결하는 조건으로 취득하도록 유인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다만 이번 경찰 수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로 이 전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약 두 달 만에 또 다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421억원을 빼돌리고 법인세 9억여원대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간암 등 건강상 이유로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돼 7년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으면서 '황제 보석' 비판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병보석 취소 결정으로 다시 구속됐으며,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2021년 10월 만기출소했다.
태광그룹 측은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기된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수사에 성실하게 임할 방침"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에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