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이기고 25년 혈압약 끊고…건강지킴이 '손목닥터9988'
입력: 2023.10.19 00:00 / 수정: 2023.10.19 00:00

서울시 스마트워치·앱 자가 건강관리 서비스
"포인트는 병원·약국서 가장 많이 사용"


김모(39) 씨가 손목닥터9988을 사용하는 모습. /본인 제공
김모(39) 씨가 손목닥터9988을 사용하는 모습. /본인 제공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손목닥터9988은 저에게는 그냥 만보기나 스마트워치 개념이 아니에요. 백혈병에서 회복하고 건강해진 제 모습이 남았어요. 남다른 의미죠."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받은지 딱 3년이 되던 지난 13일 <더팩트>와 인터뷰한 김모(39) 씨는 "지금은 웬만한 일반인보다 체력이 좋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상 약 3년 동안 이상이 없으면 백혈병 완치 개념으로 본다고 한다.

서울시 시민 건강관리 통합 서비스 '손목닥터9988'은 스마트워치와 모바일 앱으로 자가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걸음수 랭킹, 건강정보, AI 기반 식사기록과 섭취 칼로리 확인, 마음건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건강활동에 따라 1인당 최대 10만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며, 서울페이로 전환해 병·의원, 약국, 스포츠 시설, 편의점, 서점 등 서울 시내 7만여 업체에서 사용 가능하다.

김씨는 백혈병으로 투병 중 골수이식을 받고 집에서 회복 중이던 당시 시범사업부터 참여했다. 처음에는 머리와 눈썹이 빠지고, 계단 하나를 오르기도 힘들었다. 짧았던 머리는 어느새 단발까지 자랐고, 지금은 투병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처음에는 동네 공원에서 시작해 약 2년이 지난 지금은 둘레길도 걷고 근력운동도 가능하게 됐다. 항상 포인트를 최대치로 획득할 정도로 열심히 활용했다.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병원과 약국이다.

그는 "다른 건강 재테크나 앱테크에 비해 포인트도 많이 쌓이고, 걷기 말고도 식단 입력 등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항목이 많다. 실질적으로 시민이 느끼기에 실용적"이라며 "코로나19로 운동센터에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개인 블로그에도 포스팅했을 정도로 '강추'해서 부모님도 신청해 드렸다"며 "잘 활용하면 건강도 얻고 포인트도 쌓아서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내 기록들이 보이니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모(67) 씨가 손목닥터9988을 사용하는 모습. /본인 제공
정모(67) 씨가 손목닥터9988을 사용하는 모습. /본인 제공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사는 정모(67) 씨는 수년간 수술과 입·퇴원을 반복했지만 손목닥터9988을 사용한 이후 1년 6개월 째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있다. 25년 동안 먹던 혈압약도 끊은지 9개월 째다.

과거 병원 입원치료 기간이 상당히 길었는데, 보호자나 주변 사람에게 혹시나 피해를 끼칠까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 복도를 계속 걸어다녔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정 씨의 아내가 손목닥터9988을 추천해 사용하게 됐다.

정 씨는 "조금만 걸어다녀도 지쳐서 제 자신과 타협을 하거나 궂은 날엔 운동하러 나가기 싫었는데, 누가 보고있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하게 된다"며 "시와 한 약속이라고 여겨져 하루도 안 빠지고 (운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마포역 인근에서 수영을 배운다는 그는 수영장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집으로 걸어간다. 그렇게 모은 포인트는 약값이나 치과 스케일링에 사용한다.

그는 "앱에서 1~3분 분량의 명상 영상을 보면 포인트를 주는데, 그런 식으로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 등 응급처치 교육영상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자꾸 보게 되면 익숙해질 것 같다"고 제안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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