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영역, 50개 세부 지표…매년 정책·예산에 반영
서울의 모든 정책이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평가할 수 있는 지수가 첫 선을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월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의 동행' 대담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 서울의 20대 우울증 환자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 분야를 포함하는 안전 영역 약자동행지수도 2023년 89로 하락했다. 서울시는 청년마음건강관리사업에 투입된 예산이 부족하다고 보고 2024년도 예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렇게 정책이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평가할 수 있는 지수를 서울시가 개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민선 8기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이 시민들에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수치로 보여줄 '약자동행지수'를 발표했다.
모든 지수는 약자와의 동행을 시작한 2022년을 100으로 놓고 산출한다. 예를 들어 2023년 서울시 A영역 약자동행지수가 97이라면 2022년 100기준보다 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사회위험에 따라 삶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통해 시민생활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EU의 사회적 배제지표나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LI)처럼 도시·국가 상황이나 사회현상을 비교하는 지표는 있었지만 대부분 도시정책과 무관하고 외부 환경 요인 등의 변수로 실제 시민들의 정책 체감도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약자동행지수는 도시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 성과를 평가해 그 결과를 정책 개발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의 모든 정책이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평가할 수 있는 지수가 첫 선을 보인다. 약자동행지수 개념 모형도. /서울시 |
약자동행지수는 △생계·돌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 등 6대 영역, 50개 세부지표로 구성된다. 세부 지표값과 지수는 매년 산출과정을 거친 후 다음 해 상반기에 발표한다.
생계·돌봄 영역은 취약계층 자립 지원을 위한 생계 사다리 복원과 돌봄 취약계층 안전망 확대를 중점 과제로 설정했다. 대표지표는 위기가구 지원율, 안심소득 지원가구의 일에 대한 만족도 등이다.
주거 영역은 치솟는 집값에 따른 주거 불안과 주거비 부담을 덜고 '주거사다리 복원'을 핵심으로 한다. 공공임대주택 재고 수, 주거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규모 등 총 6개 지표로 구성했다.
의료·건강 영역은 코로나19 등 사회적 변화로 발생하는 소외계층 건강 격차 완화, 정신건강 취약계층의 건강 회복을 목표로 총 10개 지표를 반영했다. 장애친화적 의료기관 확보 규모, 자살고위험군 관리율 등을 포함한다.
교육·문화 영역은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교육격차 해소, 교육소외계층 기회 확대를 위한 8개 지표로 구성했다. 교육 소외계층 맞춤형 지원 규모, 취약계층 아동의 학습역량 수준 등이 중심이다.
안전 영역은 고립·은둔 청년을 비롯해 독거노인, 교통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촘촘한 안전망 구축과 재난·안전사고 대응을 목표로 9개 지표를 설정했다. 고립·은둔청년 발굴·지원 규모, 교통약자의 보행 교통 사고 발생률 등이다.
사회통합영역에서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시민동행을 통한 사회결속 강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다문화 구성원의 사회소속감, 서울시민의 동행인식 수준 등 5개 지표를 관리한다.
이렇게 산출한 약자동행지수를 시정 운영 전반에 반영해 약자 관점에서 사업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수의 공정성·투명성을 위해 2022년도 약자동행 지표값을 현재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2022년 지표값 대비 2023년의 지표값 증감률을 측정해 지수를 산출하고 내년 상반기 중 2023년 약자동행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변화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약자동행지수를 매년 공개하겠다"며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해 신규지표를 추가하고 기존지표를 보완하는 등 지수의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