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국 응원' 수사 본격화…다음 관계자 조사
입력: 2023.10.07 07:00 / 수정: 2023.10.07 07:00

IP 추적 통해 행위자 검거 주력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 적용 가능할 듯


경찰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중국 8강전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응원페이지에서 불거진 대규모 클릭 응원 사태와 관련해 다음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 남윤호 기자
경찰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중국 8강전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응원페이지에서 불거진 대규모 클릭 응원 사태와 관련해 다음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경찰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중국 8강전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응원페이지에서 불거진 대규모 클릭 응원 사태와 관련해 다음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날 다음 관계자를 불러 피해자 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다음 관계자를 상대로 당시 중국 응원 클릭수가 급증한 경위 및 피해상황 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경찰은 IP를 추적해 클릭수를 올린 행위자를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해외 세력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IP 접속 국가를 숨기고 클릭수를 조작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일 한중전 당시 로그인 없이 클릭할 수 있는 다음 응원페이지에 중국 응원 클릭수가 91%가 넘어 논란이 됐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약 3130만건 응원 중 한국 응원은 6.8%(211만건), 중국 응원은 93.2%(2919만건)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확인된 IP의 클릭수 2294만건 중 해외 IP 비중이 86.9%(1993건)라고 밝혔다. 이중 2개 IP가 99.8%인 1989만건을 차지했다. 2개 IP 클릭 비중은 네덜란드 79.4%(1539만건)와 일본 20.6%(449만건)로 조사됐다. 카카오는 이용자가 적은 심야시간대 매크로(반복 자동 수행)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 낸 이례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일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

정부여당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클릭수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부처에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국내 포털 응원 페이지에서 지난 1일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중국과의 8강 경기의 중국 응원 비율이 55%로 집계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중국 측의 여론 조작을 의심하는 논평을 냈다. /항저우=KFA
국내 포털 응원 페이지에서 지난 1일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중국과의 8강 경기의 중국 응원 비율이 55%로 집계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중국 측의 여론 조작을 의심하는 논평을 냈다. /항저우=KFA

경찰이 지난 4일 입건 전 조사(내사)에 이어 이날부터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혐의 적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태 이후 일각에선 단순 네티즌 장난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 밤 12시38분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VPN 게이트(Gate) 갤러리에는 '축구 응원 주작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복잡한 소스코드가 적힌 화면이 게시됐고, 댓글에는 "중국쪽에 몰표 넣는중"이라고 적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의성 여부를 떠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처리 장치에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다음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침해행위 등의 금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 수법을 통해 장애를 발생하게 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출신 박성배 변호사는 "네덜란드나 일본에서 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이고 우리나라나 북한, 중국 등을 경유했을 가능성이 있다. 행위자 검거가 관건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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