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얄미운 되팔이 '리셀러', '바가지 요금' 판치는 불꽃축제
입력: 2023.10.06 00:00 / 수정: 2023.10.06 08:29

7일 불꽃축제 리셀러 '숙소, 티켓 되팔이'...숙박업계는 '바가지 요금'
원가 '180만원' 객실... 중고사이트 거래가 '380만원'도


축제 때마다 숙박업계의 바가지 횡포에 불편함을 호소하던 소비자들이 최근 새롭게 등장한 리셀러(되파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서울세계불꽃축제의 모습. /이새롬 기자
축제 때마다 숙박업계의 '바가지 횡포'에 불편함을 호소하던 소비자들이 최근 새롭게 등장한 '리셀러(되파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서울세계불꽃축제'의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서다빈·이윤경 인턴기자] 축제 때마다 숙박업계의 '바가지 횡포'에 불편함을 호소하던 소비자들이 최근 새롭게 등장한 '리셀러(되파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연계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리셀(재판매)' 문화가 지역의 축제, 행사 등 숙소 거래에도 확산되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오는 7일 한화그룹이 주최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과 다음 달 4일 부산광역시가 주최하는 '제18회 부산불꽃축제'에도 리셀러들이 웃돈을 얹어 숙소를 판매하고 있어 실 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부산의 한 호텔 인기 객실이 리셀러들로 인해 기존 가격에 2배가 넘는 380만원에 중고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방은 여행사를 통해 180만 원에 거래할 수 있는 방이다. /번개장터 캡쳐
부산의 한 호텔 인기 객실이 '리셀러'들로 인해 기존 가격에 2배가 넘는 380만원에 중고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방은 여행사를 통해 180만 원에 거래할 수 있는 방이다. /번개장터 캡쳐

웃돈 얹은 리셀러 '방 하나에 200만 원 수익도'

<더팩트> 취재진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 A호텔 홈페이지를 확인하자 '딱 1개 남았어요'라고 표기돼 있었는데, 이 객실은 중고 사이트에서 버젓이 웃돈을 얹어 팔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리셀러들은 "사정상 못 가게 되어 양도합니다"의 문구와 기존 가격에 일명 '플미(기존 가격에 추가로 붙는 가격)'를 가격으로 제시하여 판매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 기준 82만 원에 거래되는 서울의 B호텔의 디럭스룸은 중고 사이트에서 12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1.5배, 약 40만 원의 수익을 얻어가는 것이다.

불꽃축제를 한 달 앞둔 부산에서도 리셀러들이 이미 높게 책정된 호텔 숙박 금액에 두 배를 올려 중고 사이트를 통해 재판매하고 있었다.

한 유명 중고 사이트에서 부산 C호텔의 인기 객실이 380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걸 확인한 취재진은 호텔 측에 기존 가격을 문의하자 "여행사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180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방"이라고 답했다. 두 배가 넘는 가격, 200만 원의 수익을 얻는 것이다.

서울 세계 불꽃축제 행사 측에서 무료 나눔 한 초대권이 중고사이트에서 되팔이 되고 있다. /번개장터 캡쳐
서울 세계 불꽃축제 행사 측에서 무료 나눔 한 초대권이 중고사이트에서 되팔이 되고 있다. /번개장터 캡쳐

1박에 50만원 아파트... 공짜 초대권도 수 십만 원에 팔려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자신이 실거주하고 있는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불꽃놀이 명당'이라고 소개하며 1박에 5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1박이 아닌 시간으로 책정해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3시간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4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시간당 3만원 꼴인 셈이다.

중고 사이트를 통해 '되팔이' 되고 있는것은 숙소 뿐만이 아니다. 서울세계불꽃축제 주최측에서 임직원과 협력사,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편히 관람할수 있게 배포한 초대권이 중고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공짜로 얻은 초대권은 중고사이트에서 최고 25만 원, 평균 2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추억'을 쌓기 위해 모든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소비자들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수영구 광안해변로에 위치한 C 모텔의 펜트하우스가 불꽃축제 기간에 90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여기어때 캡쳐
수영구 광안해변로에 위치한 C 모텔의 펜트하우스가 불꽃축제 기간에 90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여기어때 캡쳐

숙박업계 '이때가 기회?'... 올해도 '바가지 요금' 논란

축제를 앞두고 대다수 호텔, 모텔 등 숙박시설은 과도한 가격 인상과 패키지 끼워팔기에 나서 '바가지요금' 논란도 일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D호텔의 기존 숙박 가격은 17만 원이었으나 '서울세계불꽃놀이' 기간에는 두 배가 넘는 가격인 49만 원까지 인상됐다. 마포에 위치한 E호텔 또한 객실에 조식과 호텔 굿즈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 기존 가격보다 15만 원이나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11월에 열리는 '부산불꽃축제'를 앞둔 부산의 상황도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영구 광안해변로에 위치한 F모텔의 펜트하우스는 축제 기간 90만 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이는 평상시에 10배가 넘는 가격이다. G호텔 스위트룸은 기존 가격보다 3배나 뛰어넘는 가격을 제시하며 900만 원에 거래되고 있고 대다수의 호텔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오션뷰 '감성 숙소'도 비성수기 대비 5배 넘는 금액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언제부터 예약이 차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숙박업계 종사자는 "올해는 일찍이 대략 250만 원에 모든 숙소가 예약 마감된 거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객실에 조식과 호텔 굿즈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 기존 가격보다 15만원이나 인상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홈페이지 캡쳐
객실에 조식과 호텔 굿즈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 기존 가격보다 15만원이나 인상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홈페이지 캡쳐

'리셀' 합법화? '전문가들 부당 폭리 우려'

가족, 연인,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위해 일정을 비워놓은 사람들은 '리셀러'들과 '숙소 바가지 요금' 등으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를 제재할 방안도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일각에서는 '리셀'을 합법화 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정해진 가격이 아닌, 수요와 공급에 의해 형성된 높은 가격이 자칫 '리셀 전문가'들의 부당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현재 온라인에 대한 법규가 보완되지 않고 있지만, (리셀이 현재 불법인)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리셀 행위가 폭리를 취해 시장 경제를 어지럽히는 문제를 짚었다.

나아가 현실적인 제재 방안으로 "보통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부당한 수익으로 되지 않도록 관련 당국과 지자체, 어플리케이션 사업자의 협조와 법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달 말부터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가수 임영웅의 경우 '암표거래'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IM HERO(아임 히어로)' 서울공연 사전예매를 1분 만에 매진시킨 뒤 중고 사이트에는 티켓 두 장에 180만 원, 심지어 한 장에 850만 원 짜리도 등장했다. 소속사는 "공연 문화와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거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이 열린다. /한화그룹
오는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이 열린다. /한화그룹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시민의 일상에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불꽃축제지만 숙박업계의 멈출 줄 모르는 바가지와 폰테크를 목적으로 한 사람들의 되팔이로 실수요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바가지', '리셀' 문제와 관련해 잡음이 문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오는 7일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리며 주최측인 한화의 불꽃 공연뿐만 아니라 중국·폴란드 해외 초청팀의 불꽃 연출도 진행될 예정이다. '제18회 부산불꽃축제'는 다음 달 4일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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