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후 불청객' 피로·무기력…길어지면 만성화 위험
입력: 2023.10.05 00:00 / 수정: 2023.10.05 00:00

"충분한 수면 필요…과일·야채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해야"

연휴가 끝난 뒤 되레 피로감과 무기력 등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더팩트DB
연휴가 끝난 뒤 되레 피로감과 무기력 등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더팩트DB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매일 하던 일이었는데, 일이 손에 안 익네요. 간만에 출근했더니 더 피곤한 것 같아요."

6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끝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직장에 다니는 신모(28) 씨는 출근 뒤에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신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연휴 내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 탓에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졌다. 다른 때 같았으면 빠르게 끝낼 일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집중도 안 됐다. 신씨는 "(연휴 동안) 지방에 내려가지 않고 충분히 쉬었는데도 오히려 피곤하다"며 "왠지 무기력하고 우울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는 최모(30) 씨도 마찬가지다.

연휴 동안 활력을 되찾을 줄 알았지만 막상 일상에 복귀하니 몸도 마음도 무거웠다. 최 씨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며 "자고 싶은 만큼 충분히 자지 못하고 일어나 피곤함이 몰려왔다. 조금만 더 쉬고 싶다"고 했다.

신씨와 최씨는 '연휴 후유증'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휴 기간에 맞춰져 있던 생체리듬이 일상생활에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과 무기력증, 우울감 등이다. 하루 이틀이면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몇 주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연휴 때 일을 안 하고 쉬었겠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등 생활리듬이 깨졌기 때문에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되레 피로감이 느껴질 수 있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휴 후유증을) 겪는다"고 말했다.

무기력증과 우울감에 대해서도 "쉬다가 다시 일을 하니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명절 때 가족과 대화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고 음식준비나 손님 접대 등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휴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과 무기력증, 우울감 등이다. 하루 이틀이면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몇 주 동안 앓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 달 27일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 /황지향 기자
연휴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과 무기력증, 우울감 등이다. 하루 이틀이면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몇 주 동안 앓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 달 27일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 /황지향 기자

연휴 때 망가진 식습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심경원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인병 등 질병이 있는 경우 연휴가 끝난 뒤 악화하기도 한다"며 "과식을 하는 반면 운동은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길어지는 경우 만성피로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생체리듬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물과 과일, 야채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 교수는 "힘들더라도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당분간은 일정을 느슨하게 잡고 가벼운 운동 등을 하는 게 좋다. 늦은 술자리 등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심 교수도 "젊은 사람들의 경우 몰아서 수면을 취하는 게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중장년층은 오히려 피로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평소처럼 생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비타민과 과일, 채소 등을 챙겨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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