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살이 4년…'취업약자' 결혼이민자 쇼호스트 되다
입력: 2023.09.28 00:00 / 수정: 2023.10.31 10:28

다문화가족 취업중점기관 통해 취업 지원
이력서 작성부터 직무 추천, 면접 컨설팅도


지난해 열린 서울시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결혼이민자들 모습. /서울시
지난해 열린 서울시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결혼이민자들 모습. /서울시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취업정보 사이트는 잘 안 들어가게 되는데 잘 맞을 것 같은 회사에 지원해보라고 알려줘서 도움이 됐어요."

4년 전 대만에서 한국으로 이민 온 뒤 서울시 지원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소효근(34) 씨의 소감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다문화가족 취업중점기관 영등포가족센터와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를 통해 결혼이민자들의 취업을 돕는다.

다문화 취업중점기관은 다문화가족지원법과 서울시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에 근거한 결혼이민자 지원 기관이다. 취업상담, 구직등록, 취업 알선·연계 및 사후관리 등 이민자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는 물론 취업성공강연회 등 취업지원 행사와 서울시가 요청한 다문화가족 대상 취업지원 업무도 주요 기능 중 하나다.

소씨도 이 기관을 통해 세 달 전 해외 온라인몰 취업에 성공했다. 원래 희망은 다른 직무였지만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길이 열렸다. 시가 주관하는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뒤 다문화가족 취업중점기관인 영등포가족센터에서 그에게 해외 온라인몰 상품관리를 비롯한 다양한 직무를 제안한 것이다.

처음에는 고객센터 관리와 마케팅 업무로 시작했지만 3주 전부터는 쇼호스트 업무도 하게 됐다. 원했던 업무는 아니었지만 만족도는 높다고 한다.

소씨는 "좋은 기회라서 계속 하고 싶다. 한국인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고 기회도 많지 않은 만큼 지금 기회를 계속 잡아보고 싶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대만에서 한국으로 이민 온 뒤 서울시 지원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소효근(34) 씨 활동 모습. /본인 제공
대만에서 한국으로 이민 온 뒤 서울시 지원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소효근(34) 씨 활동 모습. /본인 제공

16년 전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민 온 정채림(39) 씨는 시 다문화가족센터에서 관리하는 '한울타리'의 도움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한울타리는 서울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통합사이트로, 이력서를 올리면 영등포가족센터과 비슷하게 구직을 연계해준다.

국내 구직자들에게도 이른바 '발암노동'으로 불리는 이력서 작성의 고통은 이민자들도 마찬가지다. 정씨는 이 과정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구직해 성공해 지난달부터 서울의 한 피부과에서 피부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정씨는 "이력서에서 고칠 부분을 영등포가족센터 선생님들이 고쳐줬다"며 "많은 결혼이민자들이 이력서 작성을 어려워하는 만큼 (다른 이들도)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낯선 문화와 환경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빠르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결혼이민자 취업 박람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취업박람회에서는 일대일 현장 면접과 함께 이력서 작성 방법과 발음 교정 등 면접 노하우를 알려주는 취업컨설팅 등을 제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영등포가족센터에서 이민자들의 취업 후 노무 문제와 임금체불 문제 등에 대한 관리를 시작했다"며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부당노동행위 대처법을 포함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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