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 떨어졌다는데…서민 장바구니엔 '한숨'
입력: 2023.09.27 00:00 / 수정: 2023.09.27 00:00

정부 "20대 추석 성수품 6.4% 하락"
전통시장 찾은 서민들 체감도 떨어져


25일 오전 서울 은평구 대조전통시장에 명절음식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황지향 기자
25일 오전 서울 은평구 대조전통시장에 명절음식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농·축·수산물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20대 성수품 가격은 전년 대비 6.4% 하락했다.

최근 오름세를 보인 사과는 10개에 2만9.575원(홍로·후지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23.2%), 마늘(-35.5%), 무(-30.3%), 갈치(-29.7%), 감자(-20%) 등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값이 오른 품목은 닭(8.1%), 참조기(8.7%), 명태(17.3%), 고등어(6.2%) 정도다.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 25일 오전 서울 은평구 대조전통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같은 정부 발표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시장은 열리자마자 검은 봉지와 장바구니를 든 이용객들로 가득 찼다. 여기저기서 가격을 묻거나 값을 깎는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추석 상차림을 위해 장을 보러 왔다는 A씨는 "(물가가) 오르면 올랐지 내려간 건 없다"라며 "가격이 부담돼 최대한 간단히 상을 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B(60) 씨는 쪽파를 보여주며 "이렇게 조금이 4000원이다. 한 단은 8000~9000원 한다. 코다리도 작년에 만원 했던 게 3000원이 더 올랐고 시금치는 말할 것도 없다"며 "올해 특히 과일, 야챗값이 비싸다. 오히려 고기가 싸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이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다. /황지향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이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다. /황지향 기자

C(56) 씨는 특히 과일이 비싸다고 했다. 그는 "이제 과일도 많이 못 먹고 조금씩 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 대형 마트에서 만난 이모씨는 "(물가가) 올랐다는 표현보다 치솟았다는 표현이 맞다"며 "추석인데 안 살 수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필요한 최소한만 사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작년 물가상승률이 유난히 높아 기저효과가 작용해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 정부 발표 간 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작년 물가가 워낙 올랐기 때문에 물가인상률 수치가 실제 높지 않아도 소비자 느낌은 다를 수 있다"라며 "차례상이 간소화되는 등 변화가 있는데 '농·축·수산물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동향'에는 소비자가 주로 찾는 품목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괴리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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