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예산' 코앞인데…혁신안 두고 TBS·시의회 평행선
입력: 2023.09.17 00:00 / 수정: 2023.09.17 00:00

내년부터 시 출연금 '0원'
시의회 국힘 "강도높은 혁신안 필요"


1년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서울시 출연금이 내년부터 끊기면서 TBS가 풍전등화 상태에 놓였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6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라디오 공개홀에서 공영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TBS
1년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서울시 출연금이 내년부터 끊기면서 TBS가 풍전등화 상태에 놓였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6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라디오 공개홀에서 '공영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TBS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TBS가 내년부터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서울시 출연금이 끊기게 돼 풍전등화 상태에 놓였다.

TBS는 새 지원 조례 제정을 해결책으로 제시하지만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공정성을 담보할 혁신안이 없으면 재정 지원도 없다는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7일 TBS와 서울시,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이 발효됨에 따라 TBS는 시 출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TBS는 시와 시의회의 혁신안 주문에 따라 올 6월 당분간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고, 향후 5년 동안 정원을 20% 감축한다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혁신안은 시의회에서 퇴짜를 맞았고, 시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 73억 원도 불발됐다.

이미 올 3월 이후로는 제작비도 바닥났다는 설명이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올해 예산이 88억 원 삭감되고 남은 전체 예산 232억 원이 딱 인건비"라며 "제작비가 바닥나서 추경을 기다렸는데 6월 추경이 불발되면서 TV 제작비는 없고 협찬을 받아야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PD와 작가, 아나운서들이 대본을 쓰면서 가내수공업으로 프로그램을 꾸려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올해까진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티지만 내년에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며 "사업소에서 2020년 시 출연기관인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로 전환하면서 시가 안정적으로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TBS를 지원하는 내용의 새 조례 제정을 제시했다. 또는 폐지조례에서 규정한 유예기간을 더 연장해달라는 요구다.

TBS 관계자는 "(TBS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 제정 여부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는 상황"이라며 "내부 혁신과 달라진 TBS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6월 20일 개최된 서울시의회 제319회 정례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김규남 시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규남tv 캡처
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6월 20일 개최된 서울시의회 제319회 정례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김규남 시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규남tv 캡처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강경한 입장이다. 공정성과 공영방송으로서 재정 자립도를 담보할 강도높은 혁신안이 제출되지 않으면 재정 지원은 없다는 것이다.

최호정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대표의원은 "TBS가 제대로 된 혁신안을 제대로 갖고 온 적이 없다"며 "사업소에서 2020년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로 법인 전환하면서 내세운 주요 명분 중 하나가 바로 재정 자립도 증대인데 시에서 어떻게 지원해주면 어떤 방식으로 언젠가 독립하겠다는 이런 방향도 없고 당장 예산 없으면 죽을 것처럼 얘기한다"고 잘라 말했다.

박상혁 시의원(국민의힘·서초1)도 "TBS는 6월 공정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그 혁신안에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빠졌다"며 "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회에서) 기회를 준 건데 변화할 의지가 약하다면 폐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시의회와 같은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회에서 혁신이 더 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으니까 준비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공정성도 시민도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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