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오면 정품 같냐"…대학 캠퍼스 간 갈등, 올해도 '여전'
입력: 2023.09.10 20:09 / 수정: 2023.09.10 20:09

본교-분교 갈등, 혐오·차별 이어져

정기 고연전이 치러진 가운데 본교와 분교 캠퍼스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 2023 정기 고연전 개막식이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정기 고연전'이 치러진 가운데 본교와 분교 캠퍼스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 2023 정기 고연전 개막식이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 8~9일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대항전인 '정기 고연전(연고전)'이 치러진 가운데 본교와 분교 캠퍼스 사이의 차별로 인한 갈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10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지난 7일 자유게시판에 연세대 서울 신촌캠퍼스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으로 두 학교의 분교생을 깎아내리는 게시물을 올렸다.

'원세대'와 '조려대'는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의 지방캠퍼스를 낮잡아 칭하는 표현이다. 원주시에 있는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고려대 세종캠퍼스를 의미한다. 이 글 작성자는 "연고전 와서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면 니가 정품 되는 거 같지?"라며 "니넨 그냥 짝퉁이야 저능아들"이라고 적었다.

지난 7일 연세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원주캠퍼스 학생들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고연전이 개막식을 치른 가운데 각 학교의 캠퍼스 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에브리타임
지난 7일 연세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원주캠퍼스 학생들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고연전이 개막식을 치른 가운데 각 학교의 캠퍼스 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에브리타임

지난 4일에는 고려대 후문 앞 게시판에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이 작성한 '우리는 입장객입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세종캠퍼스 총학은 이 대자보에서 지난 5월 고려대 응원제인 '입실렌티'를 준비하면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세종캠퍼스 재학생을 '학우'가 아닌 '입장객'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기전 좌석 배정을 위한 회의에서 세종캠 대표자들의 의결권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구 경기에 세종캠 재학생 비율보다 턱없이 적은 숫자의 좌석을 배정했다고 했다. 김희주 고려대 세종캠 총학생회장은 "세종캠 재학생들은 9000여 명인데, 500석만 배정했다"며 "700~800석 정도는 가져갔어야 했다. 지난 고연전에서 500석을 가져간 전례가 있으니 이번에도 500석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내 캠퍼스 간 갈등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재학생이 서울캠퍼스 총학 비상대책위원회 임원으로 선임됐다 반발이 일자 임명이 무효화됐다. 임명 후 해당 학생의 이름과 사진 등 신상이 커뮤니티에 퍼지기도 했다. 당시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해당 학생이)고려대생인척 한다", "서울캠까지 올라와서 서울캠 학생들이 해야할 학생회 임원을 하는 것은 명백히 서울캠 학생들의 기회를 훔치는 행동"이라는 반응이 일었다.

지난 2018년에는 연세대 혁신방안으로 '신촌캠퍼스(본교)-원주캠퍼스(분교) 이원화'가 제시되며 '연세대 통합논란'이 촉발되자 반발이 거셌다. 연세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은 익명게시판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서 "솔직히 신촌캠 학생과 원주캠 학생이 고등학교 때 들인 노력과 성과 자체가 다르다"며 "남이 더 고생해서 얻은 결과물을 날름 물어가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도 "우리만큼의 노력도 없이 똑같은 결과를 날로 먹으려는 도둑놈 심보"라며 "가짜 연세대라는 낙인이 싫으면 원주캠을 가지 말든가"라고 비난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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