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득거리고 벌레까지…골칫거리 된 'MZ 핫템' 탕후루
입력: 2023.09.09 00:00 / 수정: 2023.09.09 00:00

설탕 시럽에 길바닥 끈적끈적
번화가엔 'NO 탕후루존' 등장


5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탕후루 가게에 탕후루 모형이 잔뜩 꽂혀 있다. /황지향 인턴기자
5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탕후루 가게에 탕후루 모형이 잔뜩 꽂혀 있다. /황지향 인턴기자

[더팩트ㅣ황지향 인턴기자] 과일에 얇은 설탕 시럽을 입힌 중국 간식 '탕후루'가 인기다. 2017년 1호점을 낸 한 탕후루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제 전국 매장수가 417개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열풍엔 부작용도 뒤따르는 법. 꼬치를 아무 데나 버리고, 시럽을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가게 주변 환경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지난 5일 오후 오랜만에 갠 날씨 덕에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대기줄은 없었지만 탕후루를 손에 하나씩 들고 가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가게 주변은 예상과 달리 깨끗했다. 많은 양의 꼬치가 산처럼 꽂힌 모습으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탔던 대형 쓰레기통도 보이지 않았지만, 인근 상인들은 탕후루가 남기는 흔적에 심기가 불편한 모습이었다.

탕후루 가게만 3곳이 몰려있는 홍대 한 골목에서 액세서리 판매점을 운영 중인 A씨는 "불편한 게 많다. 바닥에 탕후루가 떨어져서 그걸 밟고 매장에 들어오면 끈적끈적하다"고 말했다. 그는 "(탕후루를 들고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먹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드리지만 대부분 그냥 간다"고 했다.

인근에서 양말 가게를 운영 중인 B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B씨는 "매장 안에서 버려달라고 요구하거나 밖에 그냥 버리고 가는 거를 저희가 치운다"고 설명했다.

B씨는 "안에서 버리면 저희가 따로 비닐을 씌운다. 그렇지 않으면 벌레가 꼬인다"라며 "아예 못 들어오게 하면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곤란해 했다.

5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카페와 음식점이 처치 곤란을 이유로 탕후루를 들고 방문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황지향 인턴기자
5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카페와 음식점이 처치 곤란을 이유로 탕후루를 들고 방문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황지향 인턴기자

이같은 이유로 '노(NO) 탕후루존'도 등장했다. 인근 한 식당은 가게 입구에 '탕후루 X'를 표시했고 한 카페는 외부 쓰레기통에도 꼬치를 버리지 말라고 써놨다.

'탕후루 금지'를 내건 식당의 점원 C씨는 "먹고 매장에 버리고 가면 저희가 치우는데 그럴 때마다 쓰레기봉투가 찢어졌다"라며 "그래서 탕후루 반입을 아예 금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팀 팀장은 "잘 버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소비자는 꼬치를 버릴 때 꺾어서 버리는 등 주의할 필요가 있고 업체는 그 자리에서 바로 버릴 수 있도록 별도의 쓰레기통을 충분히 마련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 팀장은 "탕후루 하나만을 위해서 지자체에서 수거 서비스 등은 할 수 없다. 결국 잘 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탕후루 점주들과 지자체도 깨끗한 환경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탕후루 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수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에 떨어져 있는 것도 매일 줍는다"며 "최근 탕후루 문제가 계속돼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모든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도록 관련 캠페인 포스터를 배포하고 가게 주변 환경을 위해서도 직원들을 교육 중"이라고 밝혔다.

마포구 관계자도 "환경미화원들이 직영으로 관리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라며 "찐득거림을 위해 물청소하는 등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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