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재활용, 세제용기 재사용 '눈길'
"분리수거 더 편리해졌으면" 의견도
7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순환 신기술 박람회'에서 만난 시민 이은실(77) 씨가 다회용컵에 음료를 받고 있다. /김해인 기자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손주도 데려오고 싶어요." "환경보호에 더 노력해야겠어요."
7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순환 신기술 박람회'에서 만난 시민 이은실(77) 씨는 동 주민센터 직원의 소개로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았다.
이날 박람회에는 자원화 신기술을 보유한 20개 기업이 참여해 인공지능 폐기물선별 로봇 등을 전시했다. 개인컵을 가져오면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텀블러데이' 캠페인도 진행됐다.
캠페인 부스에는 음료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씨는 보증금을 내고 다회용컵을 빌린 뒤 세척기로 컵을 씻은 뒤 아이스티를 받았다.
그는 "이곳에 오니 기분이 좋다. 친구들한테 알려주고 손주도 데려오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평소에 환경에 관심이 많다. TV를 보니 고래가 플라스틱이나 끈에 걸려 죽어 안타까웠다"며 "죄없는 동식물이 죽을 수 있으니 우리부터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돌이 ESG 자원순환서비스' 부스에서는 페트병을 기계에 넣고 분해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이를 재활용해 만든 에코백이나 옷, 슬리퍼가 한켠에 놓여있었다.
'용기내서 세제 리필하는 지구자판기'도 눈에 띄었다. 재활용이 어려운 세제·샴푸 용기를 재사용해 1인당 약 1.58㎏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날은 빈 병을 가져오면 무료로 디퓨저나 방향제를 리필해줬다.
'도돌이 ESG 자원순환서비스' 부스에서는 페트병을 기계에 넣고 분해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김해인 기자 |
외국인들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취업을 준비 중인 이탈리아 출신 이사벨라는 "환경을 보호하고 싶은데 더 잘 알고 싶어서 오게 됐다"며 "모두가 (환경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으니 배우고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들도 점심시간에 식당으로 향하던 길에 이곳을 발견했다. 퀴즈를 맞춰 상품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주하영(25) 씨는 "생각보다 다양한 활동이 있고 여러 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텀블러를 많이 활용하고 물건을 살 때도 좀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양현정(45) 씨도 "평소 페트병을 어떤 식으로 재활용하는지 몰랐는데, 분해되는 모습과 만들어진 상품을 보니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자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분리수거 필요성은 알겠는데 시민 입장에선 귀찮은 게 현실"이라며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누구나 편하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박람회에 참석해 "기후위기에 대해 생각하면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한 분 한 분이 생활 속에서 적극 동참해준다면 그런 노력들이 모여 지구를 살리는 데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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