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긴급구제 기각' 군인권보호관 항의…사무실 대치
입력: 2023.09.05 16:26 / 수정: 2023.09.05 16:49

군사망 사고 유가족 사퇴 촉구
출범 1년 만에 사퇴 요구 직면


군 사망사고 유가족 일동은 5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박 전 단장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인권위 군인권보호위를 비판하고, 위원장인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사퇴를 촉구했다. /최의종 기자
군 사망사고 유가족 일동은 5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박 전 단장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인권위 군인권보호위를 비판하고, 위원장인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사퇴를 촉구했다.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군 사망사고 유가족 일동이 항명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장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상임위원)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면담을 요청하며 사무실 앞에서 1시간가량 대치했다.

군 사망사고 유가족 일동은 5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박 전 단장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인권위 군인권보호위를 비판하고, 위원장인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윤승주 일병, 이예람 중사, 홍정기 일병, 황인하 하사, 남승우 일병, 박세원 수경, 고동영 일병의 가족 등 군 사망사고 유가족이 참석했다. 군인권보호관은 고 윤승주 일병과 고 이예람 중사 사건 등을 계기로 지난해 7월 만들어진 군 인권 문제 담당 기구다.

이에 앞서 군인권센터는 박 전 단장이 항명 혐의로 입건된 것을 놓고 인권 침해라며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지난달 18일 인권위 임시상임위원회가 열렸으나 김 보호관 등이 불출석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개최가 무산됐다. 같은 달 29일 군인권보호위는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했다.

이들은 "8년 동안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만들기 위해 군 사망 유가족이 국회를 내 집 드나들 듯 찾아다녔다. 이 자리가 이렇게 만신창이가 될 줄은 몰랐다. 박 대령 긴급구제 안전을 보름이나 깔아뭉개고 있다가 기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자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데 낯부끄럽기 그지없다. 군에서 독립돼 외압에 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하고 구제하라고 만든 자리에 앉아 이런 일을 벌이다니 분노가 치민다"라고 비판했다.

고 윤승주 일병 매형 김모 씨는 "채 상병 사건을 박 대령이 얼마나 공정하게 수사하는지 지켜보면서 저희 때 저런 단장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저희 때는 얼마나 조작했는지 뻔히 보인다. 누워서 떡 먹기로 조작했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인권위 15층 군인권보호관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김 보호관은 오늘 외부 일정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무실 문을 두드렸고 인권위 청원경찰과 인권위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김 보호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경기 용인 육군동원전력사령부를 방문해 인권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가족 일동은 "오후에는 복귀하지 않느냐"며 항의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일정을 다시 잡아 진행하겠다"고 해명했다.

유가족 일동은 오후 4시15분쯤 사무실 앞을 떠났다. 이들은 "오늘은 오시지 않을 것 같고, 박 대령 긴급구제 안건을 다룰 때처럼 도망간 것으로 간주하겠다. 저희는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김 보호관은 군인권센터가 긴급구제 안건을 다루는 인권위 임시상임위 관련 근거 없는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며 임태훈 센터 소장과 센터를 상대로 5000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건강을 이유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는 주장이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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