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선 뒤 교체 공언…1년여 간 의견수렴
디자인 부정적 평가에 대시민 공모로 최종 확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서울 신규 브랜드 발표에 참석해 서을의 새 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을 발표하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의 새로운 도시 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이 오랜 산통 끝에 탄생했다.
처음 공개한 디자인 후보들을 두고 부정적 의견이 나오자 대시민 공모를 여는 등 우여곡절도 겪으며 1년여 간 85만 명이 참여한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오전 시청에서 서울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담은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공개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뒤 새 브랜드를 개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이 서울 유(I SEOUL U)'의 의미가 모호해 서울의 미래 모습을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당시 오 시장은 "('아이서울유'를) 시에 다시 들어온 첫 날 바꾸고 싶었다"며 "탄생 당시 시민 동의율이 30%대로 다시 말해 낙제점이었다. 서울에 해외 관광객을 모으거나 투자를 촉진시키는 데 매우 부족한 브랜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 시는 지난해 8~9월 서울 고유의 정체성·매력·비전을 찾는 '서울의 가치 찾기' 단어 공모전을 열었다. 국내외 1만714명의 의견을 모은 결과 주요 키워드로 꿈, 미래, 언리미티드(unlimited), 스마트니스(smartness), 감성도시 등이 꼽혔다. 이후 시민 의견을 수렴해 브랜드 슬로건을 만들고 국내외 2000명을 상대로 사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023 한강 불빛 공연 드론 라이트 쇼'가 펼쳐진 4월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을 찾은 시민이 드론 쇼를 촬영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이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한 달 간 4개 후보를 두고 1차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 마이 소울'이 37.3%, '서울 포 유(Seoul for you)'가 34.9%로 1, 2위를 차지했다. 다만 국내 투표에서는 '서울 포 유'가, 해외 투표에서는 '서울 마이 소울'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시는 이 두 개로 후보를 좁혀 올 2월 15일부터 한 달 간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1·2위 득표율 차이가 2.4%p로 근소하게 나타났고, 국내와 해외의 선호 슬로건이 달라 추가적인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결과 '서울, 마이 소울'이 63.1%를 획득해 최종 선정됐다. 올 4월 열린 한강 드론라이트쇼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시민에게 첫 선을 보였다.
'서울, 마이 소울'은 서울과 소울의 발음이 동일한 점에서 착안했다. 서울은 나의 영혼, '얼'이라는 뜻으로 인간적인 따뜻함과 자유로운 열정이 가득한, 내 영혼을 채울 수 있는 도시 서울을 상징한다.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모두 어필할 수 있는 글로벌적인 요소를 담았다.
이렇게 슬로건은 결정됐으나 디자인에서 제동이 걸렸다.
올 5월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여해 제작한 4개의 후보를 공개하고 대시민 선호도조사를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대체로 '올드하다', '완성도가 떨어진다'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이에 시는 시민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대시민 공모전을 병행하기로 하고 기간을 늘렸다.
서울시를 상징하는 새로운 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이 탄생했다. /서울시 |
이런 과정을 거쳐 이날 공개된 새 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은 최종 선정된 슬로건에 디자인과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됩니다'라는 한글 부제를 추가했다. 서울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고, 서울을 향한 다양한 마음이 모여 더 좋은 서울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다.
도시 이름인 'Seoul'을 전면에 배치하고 마음·경험·즐거움을 의미하는 그림문자인 픽토그램을 사용했다. 기존에 시민 호응이 높은 관광브랜드 '마이 소울 서울'과 시민 공모전 우수작 등 총 7점을 대상으로 여러 분야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
브랜드 슬로건 선호도 조사, 브랜드 디자인 시민 공모 및 투표, 분야별 전문가 자문 등을 포함해 총 85만여 명이 참여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의 발칙한 상상이 순차적으로 이뤄져 늘 즐거운 서울이 될 것 같은 브랜드로 톡톡히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서울 대개조를 통해 '노잼 도시'에서 '늘잼 도시'로 변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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