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 업무 중단
택배 기사들의 과로를 막기 위해 지정된 '택배 없는 날'인 14일 오전 서울 금천구의 한 집배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황지향 인턴기자] 14일은 주 6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택배 없는 날'이다. 시민들 사이에선 "택배 기사들도 휴식이 필요하다"며 공감하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일부는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특정 직군만 배려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택배 없는 날은 고용노동부와 주요 택배사가 합의한 '택배 종사자의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 매년 8월14일 시행돼왔다.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주요 택배사들은 광복절인 15일까지 택배 배송 및 물품 집하, 분류, 수송 등 택배 관련 업무를 중단한다.
◆ 택배기사들은 언제 쉬나 했는데
다수의 시민들은 택배 없는 날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A(32·남) 씨는 "코로나19를 겪어봐서 알겠지만, 택배 노동자는 우리 사회 필수 인력이 아닌가. 이들을 대우해줘야 한다. 확대 시행될 수 있도록 지지한다"라며 '택배 없는 날'의 취지에 공감했다.
프리랜서인 한정은(42·여) 씨 역시 "이 무더위에 택배기사들도 쉬고 휴가도 가야 하지 않겠나. 앞으로도 계속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심모(27·여) 씨는 "토요일까지 배송해주는 걸 보고 (배송 기사들은) 언제 쉬나 생각했는데 필요한 날이다"라고 공감했다. 미디어 업계에 종사 중인 권모(25·여) 씨도 "평소 택배 배송 서비스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 택배 없는 날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소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취지에 더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택배 기사들의 과로를 막기 위해 지정된 '택배 없는 날'인 14일 오전 서울 금천구의 한 집배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
◆ "특정직군만 휴일은 불공평" 지적도
택배 업무는 16일 재개된다. 다만 고객이 택배 물품을 받기까지는 1~2일 정도가 더 걸릴 전망이다. 이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신모(30대·여) 씨는 "택배를 워낙 많이 시키는 편이라 불편하다"면서도 "하지만 택배기사들의 노고를 이해하기에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B(여) 씨는 "취지나 택배 일이 고되다는 건 이해한다. 다만 정당한 대가를 받고 본인이 자원해서 하는 일인데 특정 직군에만 휴일을 지정한다는 게 원칙적으로 공평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택배 없는 날에 모든 업체가 참여한 것은 아니다. 자체 배송망을 활용하는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체는 정상 영업을 진행했다. 편의점 택배도 정상 운영됐다.
쿠팡의 택배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지난 4일 기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쿠팡 택배기사는 365일 언제든 휴가를 갈 수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택배 없는 날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정성용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택배 없는 날에 쿠팡이 동참한다면 물류센터 노동자들도 하루 쉬어갈 수 있는데 이 더운 날에 휴가도 못 가고 쉬지도 못하고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