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보건소장, 이태원 허위 도착시간 직접 메모"
입력: 2023.08.09 18:53 / 수정: 2023.08.09 18:53

참사 당시 도착시간 허위작성 혐의
소장 "최초 보고서에 시간 없어 수정 지시였을 뿐"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도착 시간을 허위로 작성한 문서를 행사한 혐의를 받는 용산구 보건소장이 출동결과보고서 초본을 보고받고 허위 도착 시간을 직접 볼펜으로 메모해 수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더팩트DB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도착 시간을 허위로 작성한 문서를 행사한 혐의를 받는 용산구 보건소장이 출동결과보고서 초본을 보고받고 허위 도착 시간을 직접 볼펜으로 메모해 수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더팩트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도착 시간을 허위로 작성한 문서를 행사한 혐의를 받는 용산구 보건소장이 출동결과보고서 초본을 보고받고 허위 도착시간을 직접 볼펜으로 메모해 수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강성수 부장판사는 9일 오후 공전자기록위작·행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재원 용산구 보건소장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참사 당시 보건의료과장이자 신속대응반 2개 팀 중 1개 팀 반장이었던 박모 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최 소장은 참사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30일 오전 자체 회의에서 박씨에게 "신속대응반 직원들이 시간대별로 무엇을 했는지 보고서 형태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박씨는 주무관 A씨에 이를 전달했고, A씨는 '이태원 사고 출동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

박씨는 보고서 초본을 보고하자 "출동 시각이 중요하지, 넣어야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해당 보고서에 본인 도착 시간(오후 11시30분)과 신속대응반 3명이 구급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 다른 직원 도착 시간을 적으라며 볼펜으로 메모했다고 말했다.

최 소장 측은 지난 6월 열린 1차 공판에서 "현장 도착 시간을 기재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오후 11시30분에 도착했다는 보고서가 작성된 것은 맞지만 허위 인식이 없었다"라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박씨는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에서 오후 11시30분 현장에 도착했다는 것을 증빙할 자료를 내라고 요구해 SNS를 통해 이를 전달했으나 최 소장이 별다른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면할 때나 전화를 통해서도 답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최 소장 측은 최초 보고서에 도착 시간을 기재하지 않은 이유를 따졌고, 박씨는 "아는 선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소장 측은 "미흡하다고 본 것 아니냐"고 몰아쳤고 박씨는 "그 순간에는 최선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최 소장 측은 박씨 역시 서울시 등에 제출된 '현장응급의료소 운영일지'에 현장 도착 시간이 잘못 기재됐다며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씨는 "당시에는 그 시간이 맞는 줄 알았다. 어쨌든 보건소 관계자 중 제일 마지막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증인도 모르니까 누가 먼저 말하면 그 시간이라고 생각했지. 먼저 특정 시간에 도착했다고 밝힌 적이 없지 않냐'며 최 소장과 박씨와 차별을 두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에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 소장은 지난해 10월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튿날 오전 12시6분에 현장 도착했는데도, 오후 11시30분에 도착한 것처럼 직원에 응급의료보고서 등 전자문서 5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서울시 전자문서시스템 등에 입력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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